[이장석의 新영업之道]<22>영업은 일선 관리자에서 판가름난다-영업리더 화룡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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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되면 세 가지만 챙기면 되던 때가 있었다. 인력자원을 포함한 예산을 다른 리더보다 잘 챙기고, 직원 챙기고, 상사 마음까지 얻으면 완벽한 리더였다. 임원이 되면 대회의실보다 큰 방을 차지하고, 결재서류 챙기면서 찾아오는 사람 만나는 게 전부이던 때도 있었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 직원 마라톤 행사 때 오늘의 리더는 직원과 함께 땀 흘리며 뛴다. 경기가 끝날 때 시상을 위해 나타나는 리더는 찾아보기 어렵다.

예산을 확보하고, 직원을 제대로 키우고, 상사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지금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과거에는 필요충분조건이었다면 이젠 필요조건의 일부에 불과하다. 재미 삼아 리더 유형을 '똑부' '똑게' '멍부' '멍게'로 나누고 똑게(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가 제일이라고 했지만 누구나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리더)를 원한다. 영업리더는 그래야만 하고, 어떤 경우에도 정직해야 한다. 즉 '똑정부'가 돼야 한다.

현장에서 되풀이되는 잘못된 점을 네 가지로 정리하며 지향점을 제시해 본다.

리더는 사회자가 아니다. 현장 기자 정신을 지녀야 한다.

영업리더에게 과제를 주고 정해진 시간에 결과 보고를 받으려고 기다리면 지시받은 리더는 과제와 발표자를 소개하고 난 후 자리에 앉는 경우를 쉽게 보게 된다. 직원은 열심히 발표하고 리더는 손님처럼 앉아 있다. 물론 자료는 직원이 참여해서 준비했을 것이지만 리더는 십자가를 져야 한다. 직원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때로는 직원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대부분 리더의 책임 의식 결여가 원인이다. 회사는 이런 리더에게 더 큰일을 맡기지 않는다.

리더는 메신저가 아니다. 리더는 어떤 경우에도 현장을 알아야 한다.

계약이 확실시된다는 보고를 하는 리더의 목소리는 자신에 넘친다. 예정일이 지나면서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목소리는 작아진다. 불과 일주일 전과 오늘이 다르다. 왜 그런가? 리더가 현장에서 고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직원에게 물어 보고 확인 없이 상사에게 보고한 것이다. 영업직원이 확실한 것을 보고했어도 현장은 수많은 변수와 장애물에 의해 끝없이 변한다. 직원이 다른 업무로 상황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음에도 리더는 그대로 임원에게 보고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직원을 믿는다고 한다.

리더는 '잔소리꾼(BSD)'이 되면 안 된다. 리더는 핸들을 잡고 있다.

새로운 전략, 혁신 과제, 변화 등으로 회사는 언제나 고민한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담은 변화의 어젠다가 직원에게 전달되고, 리더에게 실행의 축이 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의외로 변화를 거부하는 영업리더가 많다.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어려운데 정기 전략?' '내 성과엔 아무런 도움이 안 되거든?' 회사의 허리, 실행의 핵심 축인 리더가 거부하고 저항하는데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겠는가. 자신만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직원에게 “나를 따르라”고 하면서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리더는 경험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끝없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영업 현장의 변화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하던 대로 하려는 문화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영업 경력이 역량이라고 생각하는 고참 직원, 영업리더가 변화를 막고 있다. 다양한 연(緣)에 의한 사람 관계가 전부이던 시대에는 현장 경험이 절대였다. 연공서열에 의해 승진이 보장되고, 평생직장이 사회 통념이었다. 소수가 의사 결정권을 독점하던 시대였다. 그 시절에 고객을 대할 때는 '아는 사람을 통한 영업'이 가능했다.

세상이 바뀌었다. 인구 구성도 달라졌고, 고객도 변했다. 빅데이터, 소셜, 디지털 기술 등 리더가 새롭게 무장해야 할 핵심 요소도 다양해졌다. 배우려 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막는 리더가 되어선 안 된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합리화를 거부하고 고통스러워도 아픈 곳을 감추지 않는 소통, 두괄식으로 대답하고 명쾌하면서 분명한 소통 역량을 갖춘 리더가 신뢰를 부른다고 지난 회에 정리했다.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지고 현장을 지키면서 핸들 방향을 회사의 전략 방향과 일치시키고 끝없이 도전하고 진화해 나간다면 참 리더를 위한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KSIG) 대표 js.aquina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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