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수 최임위 위원장, “공익위원 8명 예정대로 사퇴”...내년 최저임금 결정 차질 우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9일 자신을 포함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8명의 사퇴 의사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기존 결정체계로 진행되는 내년 최저임금 논의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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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재차 밝혔다.

류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초 사퇴 의사를 밝히고 기회가 될 때마다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사퇴한다고 말했고 이는 그대로 유효하다”라며 “공익위원에서도 물러나고 위원장 직에서도 사퇴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득실을 고민했을 때 새로 간판을 다는 게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운영에 있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만약 최저임금 심의에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으면 그만 둘 수 없을 것”이라며 “공식·비공식적으로 정부에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5월 말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새 공익위원 선임 문제와 관련 “새로운 위원을 선임하는 게 어디까지 왔는지 정확히 모른다”라며 “제가 오늘 확실하게 (사퇴를) 말씀 드린 후 정부가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5월 말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위원장 이외에도 7명 공익위원이 사퇴하기로 했다. 류 위원장은 “어제 공익위원과 다 접촉했다”라며 “그들도 지금 시점에서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그만두는 것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계 비판이 사퇴 배경으로 작용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1월 전원회의 때) 사용자 위원 한 분이 저에게 사퇴하라고 요구를 했다”며 “하지만 정회 했을 때 사용자 위원 간사가 사과하고 정리됐고, 그런 이유 때문에 그만 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류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 8명은 지난 3월 사표를 제출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은 새로 위촉될 때까지는 그 직을 수행하게 돼 있다. 따라서 정부가 새로 8명의 공익위원을 위촉하기 전에는 신분은 유지된다. 다만 공익위원이 모두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원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사퇴 의사를 고수함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최저임금위원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새로 공익위원을 선임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조만간 신임 공익위원 위촉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최저임금 심의 일정이 한 달 가량 늦어진 진대다 공익위원 위촉 작업도 해야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류 위원장은 이에 앞서 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5월 말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 심의 안건을 의결하고, 본격 심의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초 최저임금위를 전문가가 참여하는 구간설정위원회와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국회 법 개정 지연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기존 결정체계로 이뤄질 전망이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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