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알아서 차선 바꾸는 시대로…현대차·수입차 반자율주행 기술경쟁↑

국내에서 차량 스스로 차선을 바꾸는 것을 허용하는 쪽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자동차업체 간 반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해당 기술을 포함하는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2(HDA2)'를 상용화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은 해외에서 이미 적용 중인 '능동차선변경' 기능을 국내에도 도입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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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을 시연 중인 현대자동차 넥쏘 자율주행차 (전자신문 DB)

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최근 확정해 입법예고했다. 그동안은 차선이탈을 방지하거나 자동주차기능 등을 지원하는 차량에 대해 자율주행을 허용했다면 개정안에서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면 자동차 스스로 차선을 바꾸는 첨단조향장치를 허용한다. 개정이 완료되면 레벨2.5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차량이 상용화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출시하는 신형 제네시스 G80에 능동차선변경 기능을 포함하는 'HDA2'를 처음으로 탑재한다. 현재 HDA는 고속도로에서 속도조절, 앞차와 거리 조절, 차선유지 등을 기본으로 하는 레벨2 수준의 반자율주행이다. HDA2는 카메라, 후·측면 레이더를 이용해 옆 차선 차량을 감지해 스티어링휠 조작 없이 차선 변경이 가능해 레벨 2.5 이상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HDA2는 전방과 측방에 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해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차선 변경이 가능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빠른 대응도 가능하다”면서 “기존 HDA 센서 인식 범위는 전방과 후방인 데 반해 HDA2는 센서와 카메라 개수를 늘려 차량 주변 360도 인식이 가능해 고속도로에서 만큼은 '레벨3'에 버금가는 자율주행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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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변경절차 이미지 (제공=국토교통부)

관련 기술을 이미 보유한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출시 차량에 탑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신형 E클래스에 처음으로 능동 차선변경 지원(A-LCA·Active Lane Change Assist) 기능을 상용화했다. A-LCA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기반으로, 시속 80~180㎞ 속도로 주행 시 다차로 도로에서 방향지시등 작동만으로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하게 해준다. 현재 이 기능은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장착한 벤츠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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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감지 범위 (제공=테슬라)

테슬라는 이미 해당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업데이트한 오토파일럿 2.0 소프트에어 버전9이 적용된 차량의 경우 방향지시등 작동만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차선 변경을 한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후·측면 카메라, 울트라소닉 센서 등이 옆 차선 차량과의 거리, 속도 등을 계산해서 옆 차선 차량이 가까이 있거나 빨리 다가오면 먼저 보내고 진입하고, 멀거나 느리면 빠르게 차선을 변경한다.

BMW는 지난해 출시한 신형 5시리즈에 처음으로 능동차선변경 기능을 적용했다. 다만 나라별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활성화시키지 않은 채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 역시 신형 A8 이후 능동차선변경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국내 출시하는 차량에도 해당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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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신형 A8 자율주행 구현 모습 (제공=아우디)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법규가 바뀌게 되면서 능동차선변경 기능을 갖춘 차량의 상용화가 빨라질 것이고 이는 결국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보쉬, 콘티넨탈 등 수입 부품업체들의 기술을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부품 업체들도 해당 기술 개발을 완성해서 공급을 늘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