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4대 로봇 강국을 청사진으로 내건 가운데 서비스로봇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 로봇시스템 개발 사업'이 상반기 안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로봇 산업을 이끌어 갈 '3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도 올해 안에 확정된다. 로봇업계에서는 서비스로봇 산업 정책과 함께 산업용 로봇 육성 정책 등 연관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1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 로봇시스템 개발사업' 본 예비타당성 조사 1차 점검회의가 오는 21일 열린다. 본 예타 1차 점검회의에서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정책 세부 항목을 점검하며 정책을 막바지 검증한다. 사업 내용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인 2차 점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달 말 1차 점검회의 일정이 잡혔기 때문에 상반기 안에 사업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서비스 로봇시스템 개발 사업은 2020~2026년에 진행되는 차세대 로봇 사업이다. △물류 핸들링 로봇 △스마트수술 로봇 △생활지원 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 4대 분야에서 서비스로봇 1만대를 만든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예타 안에서 총 4026억원을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정부 로봇 사업 가운데 단일 정책 과제로는 '국민안전로봇프로젝트'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사업은 총 61개 과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사업을 통해 서비스로봇 생산액이 2016년 9000억원에서 2026년 1조9000억원으로의 규모 확대를 기대했다.
산업부는 서비스로봇 4대 분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서비스 로봇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표준 인증 기술은 모든 과제에 포함시킨다. 소비자 수요에 맞는 개인맞춤형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로봇 성능·안정성 평가 기술도 개발한다.
김경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지능형로봇 PD는 “한 예로 웨어러블 로봇을 각 신체 특성에 맞춘 기기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이 관련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고, 이를 위해 클라우드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서비스로봇은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밀접하기 때문에 안전 기준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는 LG전자, 유진로봇, 두산, 한화, 현대, 미래컴퍼니, 네이버, SG로보틱스 등이 서비스로봇 관련 기술을 갖췄다. 올해 삼성전자도 서비스로봇 사업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과제에 대기업을 수요 기업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로봇 산업 육성책을 담은 '3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도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지능형 로봇기본계획에서 문제점 성과를 진단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업계에서는 서비스로봇 육성 정책과 함께 부가 가치가 높은 산업용 로봇 확대 정책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미 일본은 2015년에 발표한 '로봇 신전략'에서 2020년까지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고, 미국도 협동로봇·자율이동로봇 등 첨단 로보틱스 제조혁신 허브 설립을 추진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대구시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23년 로봇 산업 글로벌 4대 강국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서비스로봇에 국내 자원이 투입됐다”면서 “부가 가치가 큰 산업용 로봇 정책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로봇 산업 육성을 언급한 만큼 국가 차원의 로봇 산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