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입, 수시 77%... 상위권 수학·탐구 지정으로 문이과 통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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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준비 중인 수험생 <전자신문 DB>

현 고1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10명 중 8명이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에서는 상위권 대학들이 수학과 탐구 선택과목을 지정함에 따라 문이과 통합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파악된다.

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30일 발표했다.

2021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은 34만7447명으로 2020학년도보다 419명이 줄었다. 전체 77%인 26만7364명을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한다. 정시모집은 23%(8만73명)다. 2020학년도 수시 77.3%, 정시 22.7%와 큰 차이가 없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에는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 권고하는 등 수능 위주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 수능 전형을 늘리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고려대 등 서울 상위권 15개 대학은 전체 모집 인원 2만2761명 중 29.5%인 1만5236명을 수능 전형으로 선발한다. 이 중 9개 대학이 30% 이상을 정시로 뽑는다.

성균관대·숙명여대·한국외대는 수능 전형 비중을 2020학년도보다 줄인다. 수시모집에서 타 대학 합격으로 결원이 생겨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정시 입학 인원은 40% 수준이 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수능 전형을 확대하는 가운데, 고려대가 학생부 교과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는 학교 내신성적 위주 전형인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9.6%에서 27.8%로 대폭 늘렸다. 수시 전형을 통해 학생들을 대폭 선발하면서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받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에 수능전형 비중이 30% 이상이 아닌 학교는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서 배제할 방침이지만, 교과전형이 30% 이상인 경우는 예외로 인정해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고려대는 이를 겨냥해 교과전형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수능 30% 이상 대신 교과전형 30% 이상인 학교르 예외로 한 것은 학생 충원난을 겪는 대학을 배려하는 취지였다”면서 “고대는 충원난을 겪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2022학년도까지 이런 전형을 적용하면 지원사업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통합을 추진했으나, 경희대·연세대 등 많은 대학이 미리 수능 과목 지정 계획을 밝힘에 따라 문이과 통합은 어려워졌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는 자연계열에 수학의 기하 또는 미적분을 지정했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천대, 중앙대, 한양대(ERICA) 등 9교는 과학탐구 2과목을 지정했다.

이들 대학 자연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무조건 이 과목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이를 선택하지 않은 인문계열 학생들은 지원이 어렵다.

한 교육계 인사는 “사실상 현재 수능과 별다른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라면서 “주요대학이 계획으로 제출한 만큼 문이과 통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 대입 계획>


<대입 비교>

2021학년도 대입, 수시 77%... 상위권 수학·탐구 지정으로 문이과 통합 불가
2021학년도 대입, 수시 77%... 상위권 수학·탐구 지정으로 문이과 통합 불가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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