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동맹 차기 의장국인 칠레가 우리나라의 태평양동맹(PA) 준회원국 가입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양국은 인프라 구축, 정보통신기술(ICT),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분야 협력도 확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빈방한 중인 세바스띠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협력 사안에 약속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이래 7년 만의 방문이다.
양 정상은 2003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1962년 수교 이래 양국이 경제·통상을 비롯한 포괄적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 또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칠레 공식방문 시 수립했던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두 나라는 아시아와 중남미를 잇는 허브국가로서 한국과 칠레가 양 지역의 FTA 네트워크를 함께 구축하는 등 상생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PA 준회원국 가입 의지를 표명했다. PA는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4개국이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이다. 중남미 총 GDP의 38%, 무역의 50%를 차지한다. 삐녜라 대통령은 PA 차기 의장국인 자국인만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태평양동맹' 준회원국이 되면 양 지역을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며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경제협력 기반이 마련되는 것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의장국을 수임하는 칠레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도 강화한다. 칠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인프라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협력한다. 5세대(5G) 네트워크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두 정상은 △4차 산업혁명 △전자정부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4대 주요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추후 모색하기로 했다.
국제무대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삐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칠레가 올 하반기에 개최할 예정인 APEC 정상회의와 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1건의 국방협력협정과 전자정부·ICT·교통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이어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협력 사안을 공개했다.
청와대측은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현 정부 출범 이래 최초로 이루어진 중남미 정상의 국빈방한이라는 점에서 중남미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정부의 외교 다변화·다원화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