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최소 비용으로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최대 효과를 달성했다.
SK텔레콤은 태광산업과 각각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합병법인 가치는 SK브로드밴드 3조5000억원, 티브로드 1조5000억원으로 총 5조원에 이른다.
합병 예정일은 2020년 1월 1일이다. 내달 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업결합을 신청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의 지분 구조는 SK텔레콤 74.4%, 태광산업 16.8%, 재무적투자자(FI) 8.0%, 자사주 및 기타 0.8%다. 합병법인 1대주주는 SK텔레콤, 2대주주는 태광산업이 된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과 관련, 현금 거래가 아닌 주식교환 방식을 선택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을 위해 지출한 현금은 104억원에 불과하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위해 위해 정리해야 할 지분이 상당하지만 SK텔레콤은 거의 부담하지 않는다.
티브로드 2대주주인 IMM컨소시엄 지분 정리에 필요한 비용은 티브로드가 3019억원에 매입한다.
앞서 SK텔레콤은 투자설명서를 배포하고 재무투자자(FI) 유치를 추진했다. 재무적투자자로 선정된 미래에셋대우는 4000억원을 투자한다.
1대·2대 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기타 지분은 FI인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한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지출한 현금은 티브로드 노원방송 지분 55%를 인수하는 데 집행한 104억원뿐이다.
SK텔레콤은 효과적 비용으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발판을 확보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하면 유료방송 가입자는 784만 명(IR 데이터 기준)으로 늘어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825만명이다.
지분 인수인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보다 합병하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기업결합이 심사에 많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합병의 경우에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과기정통부 기간통신사업자 및 방송사업자 최대주주 변경 승인 외에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IPTV와 케이블TV가 다른 규제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다른 사업부로 운영될 전망이다. 지역성 구현은 티브로드가 전담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사업자 합병과 인수와 달리 KT는 합산규제 불확실성에 발목잡힌 상태다. 내달 16일 과기정통부가 국회에 제출할 합산규제 일몰 이후 사후규제 방안이 최대 변수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딜라이브 차입금 만기가 7월이지만 리파이낸싱에 성공해 시간을 벌게 된다면 굳이 KT에 팔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면서 “상황에 따라 SK텔레콤 등 다른 매수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T커머스 사업자 SK스토아 지분 100%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