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가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아 출시되는 제품·서비스가 연내 100개 이상 나올 수 있도록 하라고 관계 부처에 당부했다. 정부는 명백하게 불합리한 규제는 샌드박스를 거치지 않고 규제 차관회의에서 신속하게 정비하도록 하는 등 제도를 정비한다.
이 총리는 25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규제 샌드박스 100일 성과와 과제'를 상정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4주 연속으로 회의에서 규제 혁신 안건을 다룰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지난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에 이어 세 번째다. 수소충전소 설치, 신용카드 경조사비 송금 등을 성과로 내세우면서 향후 보완 과제를 내놓았다.
이 총리는 “규제 샌드박스가 높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절차 등에 대한 현장의 이해는 충분치 못하다”면서 “출시 이후 과제도 준비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자리 잡는 데 장애는 없는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속한 신기술 출시를 위해 명백하게 불합리한 규제는 샌드박스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규제 관계차관회의 등에서 신속하게 정비한다. 규제 샌드박스 과제라 하더라도 분기별 사후 점검 체계를 가동, 문제가 없으면 즉시 규제 정비를 통해 시장 출시를 돕는다.
규제 샌드박스 지원 기능도 강화한다. 추가경정예산에서 재원을 확보해 법률 자문과 신청서 작성 지원을 확대하고, 다음 달까지 4개 분야 부처 및 전담 지원 기관 조직과 인력도 확충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에 한정해 시행한다. 신산업·신기술과 무관한 규제는 기존 규제 개선 기구로 이관해 반드시 처리하고, 신청자에게 회신하도록 했다.
과제 심사 단계도 정비한다. 부가 조건을 최소화하고, 수시 정비 체계를 도입한다. 해당 규제 부처에 조건 부가의 필요성, 해외 사례 등 입증 책임을 부여한다. 입증이 불충분한 경우 조건 부가를 제한한다. 동일·유사 신청 사례에 대해서는 절차를 간소화한다.
사후 관리로 시장 출시도 앞당긴다. 분기별로 실증 특례를 점검하고, 실증 특례 기간(2+2년)이라 해도 시장 출시를 지원한다. 4법 주관 부처와 해당 규제 부처 공동으로 분기별 '실증특례 점검보고서'를 작성하고, 규제 관계차관회의에서 심사한다. 일부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적용 기업을 위해 규제 특례 외 연구개발(R&D) 지원 등 기타 정책 수단과도 연계한다.
정부는 앞으로 규제 샌드박스가 규제를 한두 개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시스템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1년내 가시적 성과 창출을 위해 실행에 역량을 집중하고, 현장과 적극 소통하면서 제도를 점검한다.
공동취재 변상근 기자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