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S인증 기관 복수화를 시행한지 3년이 넘으면서 인증기관 간 경쟁이 확대됐다. KS인증을 독점하던 한국표준협회 점유율이 줄고, 시험인증기관 점유율은 대폭 늘었다. 시험인증기관이 제품·시험을 연계한 서비스를 앞세워 공세적으로 마케팅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과당 경쟁으로 국내 공산품 제품 품질을 보증해야 할 KS인증이 난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KS인증 1만2559건 중 표준협회가 7887건을 인증해 전체 인증의 62.8%를 차지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1941건(15.5%),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1157건(9.2%),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975건(7.8%)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조명연구원 408건(3.2%), 한국에너지공단 176건(1.4%), 한국가스안전공사 12건(0.1%), 한국로봇산업진흥원 3건(0.02%)도 점유율을 소폭 차지했다.
KS인증 시장을 독점하던 표준협회 점유율은 줄고 다른 KS인증기관 점유율은 늘었다. 특히 종합 시험인증기관을 지향하는 주요 시험인증기관 점유율이 대폭 확대됐다.
표준협회 점유율은 2016년 12월 기준 92.6%를 기록하다 지난달 기준 62.8%로 지속 감소했다. KCL·KTC·KTR 등 주요 시험인증기관 점유율은 2016년 12월 기준 6.4%에서 32.5%로 상승했다. 주요 시험인증기관이 KS인증과 시험을 연계한 마케팅을 공세적으로 전개하면서 KS인증 비율이 대폭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증업계 관계자는 “시험인증기관에서 KS인증과 동시에 제품 시험을 받을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KS인증은 정부가 산업 발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국내 공산품을 대상으로 제정한 한국산업표준을 인증하는 제도다. 산업경쟁력 향상과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1963년 처음 시행된 제도는 표준협회에서만 인증하다 2015년 11월 이후 다수 인증기관으로 확장됐다. 현재는 8개 인증기관이 KS인증을 수행한다.
KS인증기관 복수화가 자리 잡으면서 인증기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품질을 중시해야 하는 KS인증을 둘러싸고 과당 경쟁이 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증업계 다른 관계자는 “(KS인증 기관 복수화 이전) 지정심사기관을 국표원이 지정해서 심사원 2인 1조로 가는 구조에서 지금은 1개 기관에서 심사원이 가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KS 인증 기관끼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 엄격하게 심사하는 면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KS인증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한 KS인증기관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표원 관계자는 “KS인증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8개 KS인증 기관이 참여하는 KS인증기관협의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협의회를 통해 과당 경쟁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