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데이터센터용 제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메모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 장치 제품군까지 추가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인텔은 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데이터센트릭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열고 데이터센터용 제품군을 대거 발표했다. 이날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CPU인 2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를 선보이면서, △엣지 컴퓨팅 프로세서 '제온 D-1600' △용도에 따라 설계를 유연하게 변형할 수 있는 프로세서 10㎚ 기반 '애질렉스 FPGA' △저장 장치인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와 DC SSD △데이터 이동 장치 '이더넷 800시리즈' 등 다양한 데이터센터용 솔루션을 선보였다.
데이터 교류부터 저장, 처리 장치까지 제품군을 확보하며 데이터센터의 모든 정보 처리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FPGA를 제외한 모든 제품이 14㎚ 공정 기반으로 생산된다.
특히 이번 신제품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제품군을 새롭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인텔은 이미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이 주도권을 쥔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엿보이고 있다.
기존 D램의 기능과 차별화한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가 그 예다. D램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빠르지만 저장 시간이 짧고 휘발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최대 36테라바이트 메모리를 지원해 기존 시스템 메모리보다 최대 2배 증가한 용량을 지원한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이번 신제품은 D램과 SSD 사이를 메꿔줄 수 있는 제품”이라며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새로운 2세대 제온 CPU는 5G 시대에 데이터 처리 병목현상을 최소화한다. 이미지 인식, AI 추론 속도를 올려줄 수 있는 '인텔 딥러닝 부스트' 기능을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나 상무는 “화웨이, 노키아 등 데이터센터 업체에서 이 CPU를 사용한 결과, 최대 3배 이상의 성능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나 상무는 “5년 전 세계 시장에서 서버가 900만대 정도가 팔렸고 기기 교체나 성능 개선을 하려면 약 1억원이 든다”며 “현재 데이터센터용 시장에서 900조원 규모 사업 기회가 발생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텔은 발표한 제품을 바탕으로 데이터 중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