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반항장애 소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8%대에서 2017년 19%로 10년 만에 2배가 넘는 비율로 증가했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유아기에서 방치된 ADHD의 공존질환으로, 부모 양육방식과 더불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면밀한 상담이 요구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사장 김봉석)는 4월 5일 'ADHD의 날'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붕년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2016년부터 약 1년 6개월간 전국 4대 권역(서울, 고양, 대구, 제주) 소아청소년과 부모 4057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역학조사는 특정 질환이 얼마나 많이 발생한지를 다루는 연구다.
조사 결과 소아청소년 10명 중 3명이 정신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 질환으로 △적대적 반항장애(19.8%), △ADHD(10.2%), △특정공포증(8.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2007년 서울시 초등학생 대상 조사결과에서 7~8%가 반항장애를 겪은 데 비해 10년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 반항장애 10명 중 4명가량이 ADHD를 앓는 만큼 반항장애는 ADHD 기저 질환으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는 “초등학생 자녀에게 적대적 반항장애 증상이 있다면 이를 단순 반항으로 여기기 전에 부모 양육방식과 더불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며 “ADHD로 인한 적대적 반항장애는 유아기에서 방치된 ADHD의 공존질환”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대적 반항장애 증가 원인으로 △5세 이전 받은 부정적 외상 경험, △산모가 임신기 동안 받는 스트레스, △생후 6개월간 산모 우울정도 등으로 꼽았다. 그는 “3가지 원인이 직접적 요인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상관성은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산후우울증, 영·유아기 아이 돌봄 문제 등 국가·사회 요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DHD는 청소년·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생애주기 질환이다. ADHD 청소년은 정상 청소년에 비해 자살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DHD 청소년이 자살 시행 의도를 가지는 비율은 6.6%로 1.1%의 정상 청소년에 비해 6배 높았다. 자살을 생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자살을 계획하는 비율은 ADHD 청소년이 각각 약 2배, 3배 높다.
성인 ADHD 환자는 게임, 약물·알콜 등 각종 중독 장애로 이어진다. 유아-소아-청소년기를 거쳐 적대적 반항장애나 우울증 등 공존 질환을 경험했을 확률이 높아 치료가 늦어진다면 제대로 된 사회 적응이 어렵다. ADHD는 증상에 따라 1차 치료로 약물, 부모 교육 상담, 가족치료, 특수교육 등이 요구된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