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질병인가?]<3> 대학생 e스포츠에 몰리는 학생들, "게임은 일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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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는 게임을 소재로 사이버 연고전이 열린다.

우뢰 같은 함성과 상대 폐부를 찌르는 응원구호가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깃발과 선더스틱이 춤춘다. 몇백억이 넘는 몸값을 가진 축구, 미식축구 선수가 뛰는 경기장이 아니다. 내 친구와 학우가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대학생 e스포츠대회다.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고려대-연세대 정기전에서도 e스포츠 대결이 펼쳐진다. 싸연전 혹은 싸고전으로 불린다. 축구, 야구, 농구 같은 오프라인 스포츠처럼 재학생을 불러모은다.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명문대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사가 운영하는 대학생 대회가 연중 개최되고 지방자치단체도 대학생 e스포츠대회를 개최한다. 학우와 함께 학교 명예를 펼치는 축제의 장이다. 소속감과 성취감을 전달하는 참여형 문화다.

요즘 대학생에게 게임은 일상이다. e스포츠대회는 친교활동 연장선이다. 특별한 취미도 아니고 의미부여도 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항상 옆에 있었고 친교활동 중심에 있는 요소일 뿐이다.

박용식 고려대 학생은 “친구가 있어 응원한다”며 “프로경기에 비하면 퍼포먼스가 떨어지지만 이 나름의 매력이 있어 열광한다”고 말했다.

김가연 연세대 학생은 “주위 학생 중 남학생은 거의 게임을 하고 여학생도 많이 늘고 있다”며 “게임은 일상에 깊숙히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문화를 넘어 엘리트스포츠 제도권에 들어갔다. e스포츠에 장학금을 준다. 미국은 내신(GPA) 기준 점수를 충족하는 고교 운동선수에게 스포츠 장학생 또는 특례입학 선발제도를 운용한다. 로버트 모리스 대학을 시작으로 명문으로 평가받는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까지 e스포츠 장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반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게이머가 경쟁에서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리더십, 의사소통, 정신력 및 규율이 필요하다. 미국 교육계에서는 이를 캠퍼스에 함양해 건전한 캠퍼스 문화를 양성하도록 한다. 또 단순 놀이가 아닌 새로운 융합과학 분야이자 프로스포츠 산업 가능성에 주목한다.

한국에도 들어온 미국 e스포츠 단체 테스파는 텍사스 대학 게임 동아리로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 270개 대학 10만명 회원이 소속됐다. 다양한 대학부 e스포츠 대회를 주최한다. 국내에는 총 30여개교, 2000여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학회 논문(문학식, 임성호)에 따르면 e스포츠 게임 참여 여부가 대학생 여가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신체적 만족에는 행동적 참가, 환경적 만족에는 인지적 참가, 정서적 만족과 사회적 만족에는 행동적 참가, 인지적 참가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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