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가전제품, 조명, 콘센트 등 연결성을 갖춘 기기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현재 IoT 기기가 80억대를 넘어서며, 향후 5년 안에 400억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늘면서 보안 취약성을 노린 공격도 함께 늘었다. 실제로 스마트 TV, 네트워크 CCTV 등에 대한 해킹 시도가 활발하다. 때문에 가전 제조사도 보안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트워크 연결성을 갖춘 기기에 대한 해킹 시도나 실제 해킹된 사례는 엄청나게 많다. 2017년에는 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로봇이 해킹 당해 판매가 중지됐고, IP카메라나 베이비 모니터 등이 해킹된 사례도 많다. 최근에는 스마트 TV, 로봇청소기, 디지털 도어락 등에서도 보안 취약점이 보고됐다.
기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보안 강화가 핵심 과제가 됐다. 유럽연합 일반개인정보보호법(EU GDPR) 등 세계적인 개인정보보호 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보안 강화는 필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제조사도 보안 강화에 적극적이다.
LG전자가 이번에 사내 보안전문가를 별도로 선발한 것도 보안 강화 노력의 일환이다. 기존에는 사내에 일부 인력만 두고 외부 보안 업체와 연계해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사내에서도 보다 보안을 강화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번 제1회 소프트웨어 보안전문가 11명 선발을 시작으로 매년 보안전문가를 선발할 예정이다. 보안전문가들은 제품과 서비스 보안 강화를 위한 각종 과제 수행은 물론이고, 강의와 워크숍 등을 통해 사내 보안 역량 강화도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이미 제품과 서비스 개발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에 걸쳐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과 가전 등 각종 기기 개발 전 단계에 걸쳐 보안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다. 개발 기획부터 설계, 제조, 운용 등 모든 단계에서 보안을 철저히 검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운용체계(OS)와 애플리케이션을 보호하는 안티 해킹 기술 개발을 발표했고,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보안 위협을 사전 탐지 기술 구축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세탁기나 냉장고는 독립 가전이었지만 이제는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다른 스마트기기와 연동하면서 해킹 위험에 노출됐다”면서 “IoT 확산을 위해서는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핵심 필수 기능이 됐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