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소재기업 솔베이가 최근 연구개발을 마친 신소재 관련 파일럿 공장을 우리나라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투자 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회의실에서 벨기에 신소재·정밀화학기업인 솔베이 신임 최고경영자 CEO 일함 카드리와 개별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면담은 벨기에 국왕 방한을 계기로 일함 카드리 CEO가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방문해 이뤄졌다.
산업부는 솔베이와 투자협력 중요성을 고려해 면담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솔베이는 이날 신소재 파일럿 공장 신설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개발을 마친 신소재 특수 폴리머를 생산할 파일럿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솔베이는 유리와 금속을 대체하는 신소재 '스페셜 폴리머'를 개발해 기술 검증을 마친 상태다. 스페셜 폴리머는 철이나 유리보다 강도가 세고 투명하면서도 유연성을 가진 물질이다. 유리는 힘을 가하면 깨지는 반면, 스페셜 폴리머는 금속보다 강한 강도와 함께 플라스틱 유연성을 그대로 갖췄다. 또 폴리머 특성상 전기적 성질을 지녀 항공분야는 물론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고부가 전기·전자 재료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소재가 상용화되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항공기 스마트 캐빈 등 첨단 최고급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은 첨단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솔베이는 1975년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인천에 연비절감 타이어용 실리카 생산공장을 세웠고 지난 2016년엔 군산에도 공장을 설립했다. 2011년 글로벌 특수화학 사업본부를 서울에 마련했다. 2014년엔 이화여대에 연구혁신센터를 세웠다.
우리 기업과 정부로서는 신소재가 상용화되면 소재 공급이 원활해져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응용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솔베이는 신소재 공급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당초 4월께 파일럿 공장 설립 부지를 결정하려던 계획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베이 신임 사장이 이달 정식 취임해 파일럿 공장 설립 부지를 놓고 싱가포르 등 다른 곳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일럿 공장 국내 설립 여부는 하반기에나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면담에서 솔베이가 한국 산업성장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새로운 투자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