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STAR를 활용해 이룬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돌파는 기관 모두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얻어낸 값진 성과입니다. 올해도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합니다.”
정진일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연구센터 고성능시나리오연구팀장은 지난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달성 성과에 이어 올해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핵융합연이 올해 내세운 KSTAR 연구 주요 목표는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를 10초간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해 얻은 결과와 마찬가지로 세계 어느 연구기관도 얻지 못한 성과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 팀장은 이를 불가능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지난해 얻은 성과 역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얻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핵융합연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말까지 원하던 1억도 돌파 결과를 내지 못했다.
정 팀장도 마음고생을 겪었다. 그가 이끄는 고성능시나리오연구팀은 KSTAR 내부에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이를 실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조건에 다다르게 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연구를 수행하는 '캠페인' 기간 동안 작은 결과 차이에 연연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연구여건이 좋지 않았다. 플라즈마 발생과 유지에 필수 역할을 하는 '중성자입자빔가열장치(NBI)가 말썽이었다. 전체 세 개 가운데 한 개를 쓸 수 없었다. 정 팀장도 연말에 이르러서는 어느 정도 기대를 접었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돌파 성과는 그런 와중에 갑자기 나왔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정 팀장은 당시 심정을 '마치 크리스마스 기적을 보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정 팀장은 “실험 초부터 예상밖으로 뛰어난 결과가 나오더니 끝내 세계적 성과로 이어졌다”며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같이 보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기뻤다”고 말했다.
다행히 올해 여건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 새로운 목표 달성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쓰지 못한 가열장치를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추가 가열장치도 가동하게 됐다. 지난해 3메가와트(㎿)를 조금 넘던 가용 가열장치 성능이 6~8㎿ 수준으로 올랐다. 가열장치는 많으면 많을수록 플라즈마 온도를 높이고 유지 시간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지난해 성과를 거두면서 축적한 경험도 올해 목표달성에 큰 도움이 된다. 핵융합연은 지난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를 달성하면서 7000만도 20초 달성 성과도 함께 거뒀다. 이 때 쓴 운전 방식을 개량하면 1억도 10초 달성까지 도달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낮은 성능을 고효율화 해 활용했던 경험도 목표달성 기반이 된다.
정 팀장은 “올해 연구 여건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고, 연구진 경험도 풍부해졌다”며 “올해에도 훌륭한 KSTAR 연구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