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보상지원금이 확정됐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보상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피해 기준 법제화 등 남은 과제가 많다.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KT, 소상공인연합회,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상생보상협의체는 KT 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통신서비스 장애 보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지원 대상은 연 매출 30억원 미만(업종에 따라 50억원 이하) 소상공인 중 KT 유선전화· 인터넷 마비로 불편을 겪은 소상공인이다. 장애발생 기간을 4단계로 나눠 각각 40만~12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해 12월 1차 접수분과 상생보상협의체 협의 이후 3월 22일까지 추가 접수한 2차 분에 대해 검증·보완작업을 거쳐 5월 중 지원금을 일괄 지급한다. 미신청 소상공인은 5월 5일까지 신청 가능하다.
노웅래 위원장은 통신재난으로 인한 보상지원금을 지원하는 첫 사례며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한 선례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통신 장애에 대한 피해를 실질 보상할 수 있도록 통신 약관 개정에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은 “화재로 인해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안정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T 아현국사 보상지원 이슈는 일단락됐지만 간접피해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보상 기준과 방식을 법제화하는 것은 과제다.
상생보상협의체는 통계청 자영업자 가구소득 통계자료, 국세청 경제 총조사 자료와 피해소상공인이 제출한 피해접수 신청서에 기재된 손실액을 보상지원금을 바탕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업무 피해에 대한 간접 보상인 만큼 보상액 산정 적절성에 대한 논란 소지는 있다. 경우에 따라 실제 피해보다 보상을 덜 받거나, 더 받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동일한 통신 요금을 내고 피해 보상액이 제각각인 것도 현행 법률(전기통신사업법) 취지와 동떨어진다.
지난해 말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전기통신사업자의 손해배상 의무를 규정하고 통신장애 사실과 손해배상 기준·절차 등을 이용자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기존 통신사 자체 약관을 보강한 수준이다. 아직 정확한 피해 기준과 이에 따른 보상을 구체화하는 법률은 없다.
이 같은 법률은 피해자(이용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사업자(통신사)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합의에 따른 보상이 일반화되면, 별정통신사업자 등 중소 사업자는 경우에 따라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명확한 기준과 법제화가 없다면 향후 장애 발생 때마다 혼란이 불가피하다.
〈표〉KT 아현국사 화재 보상지원금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