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바이오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이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았다.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솔리암페톨의 허가 신청을 승인받았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재즈사는 2011년에 SK에서 기술을 인수한 후 2017년 12월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제품명은 '수노시'다. 솔리암페톨은 기면증으로 불리는, 밤에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발작적으로 잠에 빠져드는 질환과 수면 무호흡을 동반한 졸림증 치료제다.
SK바이오 사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과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솔리암페톨 허가는 SK가 제약업계에 뛰어든 지 26년 만에 거둔 성과다. SK그룹은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제약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신약을 포함한 바이오 분야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다. 단기 성과에 목마른 기업 입장에서 바이오는 너무나 먼 미래였다. 그러나 SK는 비전을 보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였다. 신약개발팀은 2011년 SK바이오팜으로 분사했다. 대부분 제약사는 위험도가 낮은 복제약에 투자하지만 SK바이오팜은 오직 신약에만 몰두했다. 20년 이상 투자한 성과가 이제야 빛을 발한 것이다. 그룹 차원의 관심과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 승전보를 계기로 바이오 산업을 재조명해야 한다. 만약 SK가 기술을 팔지 않고 임상 1단계부터 최종 제품 승인까지 갔다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했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사실 임상 전 단계를 진행할 정도로 우리 브랜드와 자본력은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기술력만큼은 인정받았다. SK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FDA에 허가 신청했다. 후보물질 발굴에서 임상시험, 판매허가까지 모두 SK가 자력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11월에 나온다. 허가가 난다면 국내 신약 분야의 쾌거다. 바이오 산업은 전형적인 벤처 방식이다. 10개를 투자해서 1개가 대박 나면 성공이다. 무엇보다 지구력과 뚝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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