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단행할 경우, 국내 기업 수출 불확실성이 대폭 높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의 개별 규제를 적용받는 품목은 별도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영국과 EU 공통규제에 해당하는 품목도 별도 지침을 확인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제한적으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 하원이 두 차례에 걸쳐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를 부결시킨 가운데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단행할 경우 가스요리 제품과 콘택트렌즈 용액 등 일부 품목은 영국 개별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
기존에는 영국에 개별 규제가 있더라도 EU에서 인증을 받으면 영국으로 수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단행하면 일부 품목은 별도 시험·인증을 취득해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개별 규제를 받는 품목은 △수송기기 △의약품 △가스 및 전자제품 △가구 및 가정용품 △용기·상자 △의류 △자전거 등을 포함한 16개 분야다. 이 중 별도 시험·인증을 받아야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도 아직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영국 개별 규제를 받는 품목이 모두 별도로 시험·인증을 취득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정확히 별도 시험·인증을 받아야하는 품목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시장에서 한시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밝힌 EU 공통규제 중에서 별도 지침을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품목도 있다. 영국 정부는 EU 공통규제에 해당하는 21개 EU 지침과 규제에 대해 EU 요구사항에 따라 제조·적합성 평가를 거치면 일정 기간 영국 시장에서 계속 판매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동차·항공우주·제약·의료기기·화학물질은 별도 지침을 냈기 때문에 업계에서 추가 파악이 필요하다.
영국 의회는 오는 2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계속하고 있다. 최악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우리 정부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제한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만큼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도 개별적으로 면밀 대응이 필요하다.
국표원 관계자는 “영국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노딜 브렉시트 발생을 대비한 지침을 공개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관련 업계에 사항을 안내하고 있지만 기업에서도 선제적으로 영국 정부에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