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콘텐츠 산업 활력을 기대한다

국산 애니매이션 캐릭터 뽀로로는 영유아들이 좋아한다. '뽀통령'으로도 불린다. 세월이 10년 이상 흘렀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산업적으로는 '원소스멀티유즈'(OSMU)를 구현한 대표 상품이다. 각종 과자, 문구류, 의류, 식음료에도 등장한다. 미국에 미키마우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뽀로로가 지식재산권(IP) 가치를 몸소 증명한다. 그럼에도 규모의 경제 실현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포트폴리오도 그리 많지 않다. 콘텐츠 기업인 눈에는 한국형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쿠팡, 배달의민족이 부러울 따름이다.

상당수 국내 콘텐츠 기업은 영세하다. 매출액 10억원 이상 콘텐츠 기업은 총 기업 수의 7.8%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1%다. 10억원 미만 매출을 내는 기업은 열 곳 가운데 아홉을 넘는다. 매출 비중은 고작 13.9%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스타트업도 콘텐츠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채택하는 곳이 드물다. 물론 만화와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웹툰이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산업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위기론은 분명 존재한다. 특히 주요 교역국인 중국 수출길이 막혔다. 게임은 신규 IP가 중국 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실정이다. 신규 판호 발급이 금지된 지 오래됐다. 올 1분기 상황을 봐야겠지만 녹록하지 않다. 영화와 캐릭터 산업 처지도 유사하다. 영화 산업은 대기업 3사의 독과점 문제로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대기업 쏠림 현상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중견·중소 스타기업 탄생은 쉽지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같은 현실 인식을 함께한다. 11일 문체부 업무보고에서도 나타난다. 정부는 게임·영화 등 콘텐츠 산업이 대기업·플랫폼 중심 산업 구조가 정착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올해 콘텐츠 분야에서도 혁신적 창업이나 강소기업이 탄생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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