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송출수수료 협상 시작…KT·LG유플러스 "홈쇼핑, 가격 제안 달라"

KT와 LG유플러스가 나란히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을 상대로 2019년 분 송출수수료 협상에 돌입했다. 올해는 20% 이상 인상 요율을 제시한 예년과 달리 홈쇼핑 업계가 원하는 규모를 먼저 제안 받아 눈길을 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TV홈쇼핑과 T커머스 각 사업자에게 송출수수료 협상에 관한 이메일을 발송했다. 각 사의 편성 희망하는 채널 번호와 올해 분 송출수수료를 먼저 제시하라는 것이 골자다. LG유플러스도 각 홈쇼핑 사업자에 KT와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송출수수료 등에 관한 제안을 먼저 받기로 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본격적 송출수수료 협상 전 1차 미팅을 진행하고 상호 입장을 공유했다”면서 “협의 끝에 홈쇼핑이 먼저 원하는 금액 규모를 제안하는 형태로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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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IPTV가 홈쇼핑에 송출수수료 협상에 관한 역제안을 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의 송출수수료 협상은 IPTV가 먼저 상승 요율을 제시하면 이를 줄여나가는 형태로 진행됐다. 케이블TV 이상 효율을 앞세워 인상을 요구하는 IPTV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홈쇼핑 입장 차가 커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유통업계는 IPTV 역제안을 업계 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최근 IPTV와 홈쇼핑이 함께 '송출수수료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는 등 갈등 봉합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한 지적이 이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 여론이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IPTV가 먼저 '가이드라인'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홈쇼핑 업계도 IPTV 채널 영향력 강화에 따른 송출수수료 인상 기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예년보다 합리적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홈쇼핑 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에 제시할 전년 대비 인상 요율에 고심 중이다. 비용 부담은 물론 경쟁사가 제시한 채널번호와 인상요율을 미리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T커머스를 시작으로 치열한 채널 확보 경쟁이 지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현재 편성 번호를 다른 사업자에게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해 홈쇼핑 사업자 별 IPTV 송출수수료 인상 폭은 전년 대비 10~20%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TV홈쇼핑협회, 한국T커머스협회는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TV홈쇼핑협회 사옥에서 송출수수료 협의체 구성에 관한 2차 협의에 돌입한다. 지난달 킥오프 형태로 열린 1차 회의에 이어서 협의체 성격, 주요 구성원, 내부 규정, 의제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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