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업계에 여성 개발자 비중이 평균 20%까지 올라갔다. 여성 임원도 느는 등 SW 업계에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자신문이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두고 국내 주요 정보통신(IT)서비스·SW 기업 여성 개발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약 20%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2016년에 SW 분야 여성 인력을 조사했을 때 12.5%에 불과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이 각각 22.9%, 19.1%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과 SW 기업은 미국과 영국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여성 인재를 채용했다.
삼성SDS(23%), LG CNS(25%), 롯데정보통신(26%) 등 대형 IT서비스 업계 여성 개발자 비율은 25%에 육박했다. 한글과컴퓨터(25%), 웹케시그룹(20%), 더존비즈온(19%) 등 주요 패키지SW를 개발하는 SW 전문 기업도 평균 약 20% 여성 개발자를 고용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신규 채용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남성을 앞질렀다”면서 “10여년 전에 비해 여성 채용과 비율이 늘었다”고 전했다.
IT서비스와 SW업계 여성 임원도 늘어났다. 삼성SDS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여성 부사장 시대를 열었다. 윤심 부사장은 유리천장을 뚫고 33년 만에 삼성SDS 첫 여성 부사장이 됐다. 한글과컴퓨터는 개발 핵심 인물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창사 29년 만에 여성으로 처음 임명했다. 오순영 한컴인터프리 대표가 올해부터 한글과컴퓨터 CTO를 겸한다. 최근 셀바스그룹도 인공지능(AI) 사업전략부문 담당 임원으로 이지은 이사를 임명, 그룹 내 첫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글로벌 기업에 비하면 국내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낮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46%)와 한국IBM(41%)은 여성 임원 비율이 40%를 넘는다. 최근 주요직에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진출하면서 국내도 여성 임원 비율이 계속 늘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SW 업계는 이미 여성 천하가 됐다. 여성 인재 채용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SW 개발 시 창의력, 소통, 공감 등 여성 인재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MS는 본사뿐만 아니라 지사별로 여성 직원과 임원 비율을 정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IBM은 여성 임원 육성을 위해 역량 있는 직원을 선발,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은 여성 SW 인재 채용뿐만 아니라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우먼 인 테크' '걸스 인 테크' 등 여성 연령별 맞춤 SW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오라클은 2007년에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 여성 임원 40명으로 '리더를 키우는 여성 리더들의 모임'을 결성, SW 분야 여성 리더와 여대생 등 미래 여성 인재 간 네트워크 장을 마련하고 있다. 팔로알토네트웍스도 '우먼 인 사이버시큐리티' 등을 개최, C레벨 여성 인력 교류를 돕고 있다.
전현경 IT여성기업인협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SW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SW 분야 여성 인재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SW 업계 여성 인재가 성장하고 실력을 인정받는 분위기가 마련되도록 기업, 대학, 정부 등의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국내 주요 IT서비스·SW기업 여성 개발자·임원 현황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