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제주도 내 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으로 부동산 정보를 확인한다. 문서위조를 통한 부동산 담보대출 사기 위험을 최소화한다.
3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시범사업을 이달 시작한다.
국토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결제원을 통해 제주도 내 시중 은행과 연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부동산공부시스템은 토지대장, 지적도, 등기 등 다양한 부동산 증명서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민원인은 부동산 매매와 대출을 하는 경우 등기소·국세청·은행 등에 종이로 된 부동산 증명서를 제출했다. 이 경우 문서를 위조할 수 있고 토지분할 같은 절차가 진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어 피해 보는 일이 많았다.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누가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지 그대로 기록될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보호된다. 문서를 통한 사기가 어렵다.
매도자와 구입자 비대면 거래까지 가능해 명의 이전 절차를 불과 몇 시간 이내에 완료될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시범사업은 전자정부 사업으로도 확대된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추진할 전자정부 사업 중 하나로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을 선정했다. 올 해 사업범위와 주요 계획을 세우고 내년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및 업무재설계(BPR)를 실시한다.
해외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정부 증명서에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사업이 활발하다. 스웨덴 부동산 등기청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를 시범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조직을 꾸렸다. 전용 및 분산형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업, 통신사, 컨설팅 기업과 업무 제휴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 주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를 시범 운영했다.
미국에서는 블록체인이 부동산 영업 형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등기부와 실제 물권이 일치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주는 권원보험 시장이 블록체인 부동산 거래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종영 국토부 공간정보제도과장은 “그동안 블록체인이 가상화폐와 같은 개념으로 인식돼 투기 이미지가 형성됐다”면서 “하지만 블록체인의 가장 큰 활용도는 해외에서도 '안전한 부동산 거래'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