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 자동차관세 대응에 총력 기울여야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자동차 수입이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조사 착수를 지시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90일 이내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 판단에 따라 미국은 수입 차나 부품에 20% 이상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수입 물량을 제한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생산의 14%, 고용의 12%를 자동차 산업에 의존한다. 미국은 한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국이다. 미국 자동차 관세 조치에 한국이 포함되면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충격이 우려된다.

이에 앞서 우리 정부는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중심으로 미국 현지에서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을 벌였다. 지난달 말부터 열흘 동안 미국 정부·의회 핵심 인사 20여명을 만나 관세 부과의 명분과 실익이 없다고 설득했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지만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몫이다. 상무부 보고서 내용이 베일에 싸여 있듯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현재로서는 모든 게 불확실하다.

우리 정부의 대외 통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까지 남은 시간은 석 달 남짓이다.

남은 기간에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수입 규제 명분이 없음을 다각도로 전해야 한다. 대미 무역 적자는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 한국 자동차 수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수입 자동차 규제가 자국 산업에 실익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19일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수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통상 역량을 총동원,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결과를 얻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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