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센서 전문기업 플렉센스가 고속면역진단법을 바탕으로 감도가 우수한 일회용 면역진단키트를 개발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공략한다.
플렉센스는 바이오연구나 의료진단 분야에 사용되는 기존 효소면역분석법(ELISA) 대비 측정 시간과 감도, 편리성을 대폭 향상시킨 면역진단센서인 '액셀 엘라이자'(ACCEL ELISA)를 개발했다.
기존 ELISA는 4시간 이상 걸리고 과정도 복잡했지만 플렉센스는 플라스틱에 나노 패턴을 입힌 독창적 카트리지를 개발해 2단계 공정으로 15~45분 내에 검사를 끝낼 수 있도록 했다. 감도가 높아 더 적은 시료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2012년 설립된 플렉센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2017년 미국 농무성에 오렌지 과수 내 잔류항생제 측정용 진단키트를 공급하면서다. 감귤류 녹화병 퇴치를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가 과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도록 잔류 약품을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만들어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미 농무성과 감귤류 녹화병 조기진단키트도 개발하고 있어 향후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인체 질병 진단 분야 사업도 내후년이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소변으로 방광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현장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발병률이 높은 암 중 하나인 방광암은 재발률이 높고 자가 증상이 없어 치사율도 높지만 기존 침습식 검사로는 진단율이 절반이 되지 않았다. 오는 5월 GMP 승인을 받고 품목허가를 받으면 이르면 내년 말부터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페인 그리폴드와도 빠르게 C형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현장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ISO 인증을 획득하고 2월부터 GMP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품목허가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코티졸 농도를 측정해 우울증 감지할 수 있는 진단 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3시간 걸리던 검사를 15분 만에 완료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엑셀 엘라이자는 플랫폼 기술로 바이오연구, 질병진단, 식품 안전관리, 호르몬 진단 등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출시될 수 있다. 마커와 항체를 보유한 연구소나 병원과 협력하면 각 질병에 맞는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다. 기존 측정 장비와 호환성도 뛰어나다.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는 “질병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엑셀 엘라이자는 감도가 높아 작은 시료로도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하고 속도도 빨라 편의성이 높다”면서 “기존 액체크로마토그래피나 질량분석기 같은 복잡한 기계를 쓰지 않고도 병원 장비급으로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억원 정도였던 매출 규모는 올해 4~5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녹화병 조기진단키트 판매를 시작하고 질병진단 제품군도 올해 임상실험을 시작해 2021년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말 상장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