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美, '5G 선두주자' 화웨이 견제에 군사적 요인 있어"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세대(5G) 이동통신이 전투 기술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는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불러온 요인 중 하나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5G는 단순히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센서, 로봇, 자율주행차, 무인 공장 등 각종 디바이스를 상호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한다.

IoT가 보편화하면 인간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디바이스 간에 방대한 데이터를 교환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5G 기술은 전투 기술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예컨대 적진을 향해 나아가는 전투원들은 스마트 손목시계 등 몸에 착용한 디바이스를 통해 다른 전투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쓰이는 기술은 기존의 위치정보시스템(GPS)이 아닌, 5G를 적용한 디바이스 간 데이터 교환 기술이다.

만약 한 전투원이 매복한 적군의 공격을 받아 부상할 경우 그 전투원이 착용한 디바이스의 센서는 부상 정도를 순간적으로 파악한 후, 이를 다른 전투원에게 알리고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게 된다.

다른 전투원들은 긴급 상황에 대응해 작전을 변경하고, 구조 신호를 수신한 아군 본부에서는 구조용 헬리콥터를 보내고 자율 전투차량을 출동시켜 작전지역의 아군 화력을 강화할 수 있다.

5G와 AI 기술이 가능하게 하는 이러한 전투 기술의 혁명적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국가는 군사적인 측면에서 경쟁국에 뒤질 수밖에 없게 된다.

4세대 이동통신 때까지 서구 선진국을 줄곧 쫓아가는 입장이었던 중국은 5G를 계기로 핵심 특허를 확보하고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그 선봉에 선 것이 바로 화웨이다.

화웨이는 국영기업인 중국전자기술그룹과 함께 중국 5G 네트워크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기업으로 꼽힌다. 통신장비, 컴퓨터 등을 만드는 중국전자기술그룹은 레이더와 군용 전자기기도 생산한다.

이로 인해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물론 군사적 역량 강화에 잔뜩 긴장하는 미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등을 통해 화웨이의 5G 시장 장악 노력을 저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SCMP는 보도했다.

SCMP는 “5G 기술은 전투 기술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지만, 수많은 디바이스 간에 방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오고가는 탓에 해킹에 취약한 측면도 있다”면서 “이러한 요인 등으로 인해 미국은 중국의 5G 시장 장악 노력을 더욱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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