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저출산 문제 직면에 일본이 소프트웨어(SW)가 사람 대신 업무를 처리하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 업무 혁신을 이끈다. 금융, 제조, 유통 등 일본 주요 기업과 공공이 2년 전부터 빠르게 RPA를 채택, 불필요한 업무를 줄인다. 로봇이 반복 업무를 대신하고 사람은 창의적 일에 집중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30일 일본 도쿄 프린스 파크타워 호텔에서 열린 '유아이패스포워드 재팬' 행사에 일본 RPA 도입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RPA는 사람이 수행하는 단순·반복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SW다. 유아이패스는 글로벌 RPA 선두업체로 일본 고객 대상 행사를 개최했다. 200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는 일본 주요 기업과 공공 관계자가 참석해 RPA 도입사례를 공유했다.
300만명이 거주하는 이바라키현은 저출산 고령화에 도쿄 인구 집중화 현상까지 겹쳐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했다. 2년 전 취임한 오이카와 가즈히코 이바라기현 지사는 RPA 주목했다. 지난해 일본 내 지자체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RP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 내 행정업무부터 RPA를 도입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이카와 지사는 “지방 노동력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는데 행정 요구는 더 늘어나 반복 업무에 투입할 여력이 없다”면서 “RPA 도입으로 단순·반복 업무는 RPA가 처리하고 창의적이고 직접 대응이 필요한 업무에 인력을 투입하면서 직원과 현 거주자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이바라키현은 올해 RPA 예산을 지난해 대비 5배가량 늘린다.
토요타자동차그룹은 2년 전 '보다 가치 있는 일과 업무에 인력을 투입하자'는 기조 아래 RPA 도입을 시작했다. 일본 내 주요 금융사만 도입하던 RPA를 제조분야로 확대한 대표 사례다. 토요타자동차그룹 본사 총 200여개 부서 가운데 50개 부서가 RPA를 사용한다. 도입 부서 가운데 78%가 만족감을 나타냈다. 토요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RPA 도입이)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으로 올해부터 본격 점프업 단계에 들어간다”면서 “지금까지 만든 RPA 수준을 재검토하고 교육 커리큘럼 등을 마련해 사내 인식 확산과 품질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회도 RPA 도입에 관심을 보인다. 기조연설에 참석한 이시하라 노부테루 일본 자유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저출산 사회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업무방식 개혁을 추진한다”면서 “RPA는 업무 방식 개혁, 혁신과 직결되는 기술로 국회에서도 RPA를 공부하며 업무 개혁 방향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RPA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 내 RPA 시장도 확장세다.
유아이패스가 2년전 일본 지사 설립 당시 한 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190명까지 늘었다. 119개 파트너가 일본 내 RPA 사업을 함께한다. 일본 내 780개 고객사, 1만여명이 유아이패스 RPA를 사용한다.
유아이패스는 이날 IBM과 RPA 기술협력을 발표했다. 유아이패스 RPA 이용자 커뮤니티를 발족, 유아이패스 생태계 확장에도 나선다. 다니엘 디네스 유아이패스 최고경영자(CEO)겸 공동창립자는 “일본을 비롯해 한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RPA 도입이 빠르게 증가한다”면서 “지난해 전년도 대비 글로벌 직원이 5배 이상 성장하는 등 올해도 급성장세가 예상돼 주요국 대상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일본)=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