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전문기업 켄트피엘티(대표 임진묵)가 '감정노동자 스트레스 실시간 관리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장애인콜센터에 보급하고 일본 특허도 취득했다. 감정노동자의 고통을 방치한 사업주는 관련 법안에 따라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된 만큼 '에스케어(S-Care)'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고객응대근로자 건강장해 방지 보호조치를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국내 전 사업장에 시행 중이다. 폭언·성희롱 등 고객 갑질로 인한 감정노동자의 사직·자살사례가 증가하자 피해예방 및 사후조치를 의무화했다.
사업주는 감정노동자에게 건강장애 발생 시 위험장소에서 즉각 벗어날 수 있도록 업무를 일시 중단·전환해야 한다. 업무 복귀 전 신체적·정신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줘야한다. 치료·상담을 지원할 의무가 있으며 피해 근로자가 요청하면 증거자료를 제출해야만 한다. 사후조치 의무 위반 사업주는 최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전화상담용 헤드셋 국내 1위 켄트피엘티는 지난 20여 년간 콜센터 상담사의 애로사항과 시장 수요변화를 반영해 제품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최근 수년간 묻지마 폭언·폭행 사례가 급증하고 전화상담사가 갑질 사각지대에 놓이자 궁극적인 해결책 마련에 착수했다.
켄트피엘티는 스트레스를 체크·케어하고 전화상담사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헤드셋 '에스케어(S-Care)'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공공·기업·금융 10여개사를 대상으로 시험운영하며 성능개선과 효과검증을 했다. 최근 장애인콜센터가 에스케어 헤드셋을 도입하며 전국 콜센터 사업장에 본격 확산되는 양상이다.
에스케어가 스트레스 데이터를 추출·수치화해 관리자는 상담사 개인별·그룹별 스트레스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3분 이상 지속돼 적색경보가 뜨면 즉시 업무중단을 지시할 수 있다. 통상 전화를 끊으면 스트레스 지수는 정상치로 낮아진다. 관리자는 신입상담사 성향과 업무적합도를 파악하고 기존 상담사의 성향별 근무배치를 할 수 있다. 상담업무와 스트레스 간 연관성을 파악해 사후조치를 취할 수 있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통화내역을 분석해 조직차원의 대응을 할 수도 있다.
헤드셋에 부착된 광용적맥파(PPG) 센서가 혈류량을 측정해 심박활동 상태를 추정한다. 상담사는 백색소음을 청취하며 스트레스를 낮추고 업무집중력은 높인다. 초저주파 대역에서 바람·파도소리가 사람음성의 1/10 크기로 들려 상담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2017년 11월 국내에 특허등록을 했고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미국과 호주는 올 3월, 중국은 올 하반기, EU에서는 내년 중 특허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진묵 켄트피엘티 대표는 “시범운영 결과 전화상담이 많은 시간대와 스트레스 가중 시간대가 정확히 일치했다. 운영 3주만에 스트레스율이 30~80% 감소했다”면서 “개인별 성향에 따른 스트레스율 편차를 검증해 부서재배치를 하거나 악성고객에도 스트레스가 낮은 직원으로 전담조직을 구축해 이직율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상담사 중 개별 면담을 통해 핵심 원인이 업무외적인 개인신상에 있다는 것도 파악했다”면서 “이러한 상담사는 휴직 등 사전조치로 건강상의 더 큰 문제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