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달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 '경제 활력 전방위 제고' 방안으로 '창업-성장-회수-재도전' 지원 과제를 통한 창업 전 과정 사업 지원을 발표했다.
필자는 올해 하반기에 중소벤처기업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지원으로 '청년혁신가 인큐베이팅' 사업을 추진했다. 이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자인 싱킹을 활용, 창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사업으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다양한 창업 관점 등을 경험했다. 참여자에게는 새로운 사람과 분야 도전, 협력, 변화에 대한 다양한 시도 등을 끌어낼 수 있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전 세계가 디지털 기술 혁신과 창업 지원을 강화하는 시점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파괴적 혁신의 시발점으로 디자인 싱킹을 창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
2015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경영대학원)은 디자인 싱킹을 기업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으로 꼽았다. 이유는 디자인 싱킹이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하면서 생겨나는 파괴적 혁신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더 나은 형태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 공동 접근 방식으로써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 중심으로 △기존의 상태를 새롭게 바라보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개선하며 △지속해서 변화해 가는 문제 해결 방식을 의미한다.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 속에서 긍정 가치를 만들어 내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 디자인 싱킹 개념을 창업에 접목한다면 세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디지털 생태계에 따른 실사용자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이다. 앞에서 언급한 사업의 주 참여 대상인 '청년'은 현재 만 19~39세 미만의 연령대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하고,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와 디지털 중심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포함한다. 앞에서 말한 다양한 사회·경제 문제 경험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기저인 디지털 문화가 일상인 사람들이다.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았다.
20~39세 총 8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내일20대연구소 결과를 일부 재해석해 보면 이들은 먹고사는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 기술과 더불어 사회 체계가 어느 정도 마련된 환경에서 살아온 세대다. 물론 풍요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이 생각하는 일 개념과 범위는 기성세대가 말하는, 이른바 경제 목적을 위한 '직업'과 조금 다르다. 디지털 경험이 일상인 그들은 '소유'보다 '경험', '분배'보다 '공유', '보상'보다 '가치'라는 사회 맥락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일'은 그들만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은 시간·공간·물질 간 경계가 모호해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일면서 나타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경험했다. 이들에겐 창업도 또 다른 '의미'가 요구된다.
켈리 글로벌 산업인력 지표에 따르면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안정된 급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가치로 내가 생각하는 '의미'와 '경험'을 꼽았다. 이들에게 창업은 단순히 먹고사는 '일'이나 거대한 '혁신' 개념이 아니라 경제 목적과 더불어 '나'를 성장시키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과정이자 스스로 '업'를 통해 미래를 배워 가는 과정이다. 또 사회 일원으로서 사회 또는 산업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며, 삶과 삶이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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