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사연합 새해 3일 '제2 제로페이' 출범

신한·롯데·비씨카드'3사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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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3사가 전국 800만여 가맹점에서 호환 가능한 '카드사 공통 QR페이'를 상용화한다. 카드사가 주도하는 제2 제로페이다.

카드사 공통 QR페이 상용화로 정부 주도 '제로페이'는 카카오페이는 물론 카드사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시장 점유율 1위 신한카드, 유통 부문 선두 롯데카드, 은행카드 업무를 대행하는 비씨카드가 연합해 '앱투앱 통합 QR결제 서비스'를 새해 1월 3일부터 시작한다.

모바일 앱투앱 기반 가맹점 QR코드를 소비자 휴대폰으로 읽어 내는 MPM 방식이다.

정부 사업인 제로페이에서 원천 배제된 카드사가 대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초기 가맹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로페이와의 'QR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3사는 최근 호환이 가능한 공통 QR 규격과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금융감독원이 3개 카드사 연합 QR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약관도 승인했다. 금융 당국과 카드사가 연합해 또 하나의 제로페이를 내놓은 셈이다.

가맹점 수와 이용 편의성은 정부 주도 제로페이와 비교되지 않는다. 우선 카드사 공통 QR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제로페이보다 100배가 넘는다.

신한카드·롯데카드 가맹점은 각 270만곳, 비씨카드가 298만곳으로 QR페이 결제가 되는 곳만 800만여곳에 이른다. 3사 카드 구분없이 호환 결제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전국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3사 이외 카드사도 참여할 예정이다.

결제 방식은 제로페이와 유사하다. 기존에 카드 가맹이 안 된 사업자도 별도 가맹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신청하면 영세사업자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매장이 없는 온라인 결제 사업자도 카드 공동 QR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결제만 가능한 정부 제로페이와 대비되는 장점이다.

결제단말기 설치가 어려운 이동형·소형 가맹점까지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별도 카드결제 단말기가 없어도 휴대폰에 가맹점 앱만 설치하면 바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 배달 전문 가맹점은 점원에게 모바일 단말기를 주지 않아도 아이디 관리를 통해 가맹점 앱 결제가 가능하다. 이동식 소매판매업, 구두수선 서비스 등 단말기 설치가 어려운 현금 결제 시장까지도 카드 공통 QR페이를 보급할 계획이다.

카드 3사는 QR페이 도입 가맹점에 '제로(0)'에 가까운 수수료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절약된 프로세싱 비용은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고객은 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로 간편하게 QR 결제를 할 수 있다. QR페이 가맹점에 비치된 카드사 QR코드를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사 앱으로 스캔만 하면 된다.

금융 당국도 카드사 QR페이에 힘을 실어 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 편한 간편결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카드사 간 통합 QR페이를 권고했고, 호환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면서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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