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2018게임산업]<④ 끝> "죽지않아!", PC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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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대표가 출시 일을 발표하고 있다

2018년 PC 온라인 게임시장은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PC온라인은 끝났다'로 시작해 '그래도 파급효과가 큰 건 PC게임'으로 막을 내렸다.

새해 벽두부터 국내 PC온라인 게임을 달궈놓은 '배틀그라운드'가 '포트나이트'와 경쟁 구도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사용자가 빠져나가면서 PC 플랫폼에 종언이 고해지는 것 같았다.

후속타도 뒤따랐다. 가장 먼저 에픽게임즈 '파라곤'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국내에 서비스하기 위해 조직을 갖췄던 상황에서 포트나이트에 집중하려는 전략이었다. 채산성이 떨어지거나 노후화가 진행된 게임이 서비스를 연이어 종료했다. '풋볼데이' '블랙스쿼드' '블레스' '카오스 온라인' '타이탄폴 온라인' '하이퍼유니버스' 등 크고 작은 게임이 서버를 내렸다.

특히 7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블레스가 3년도 버티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했다는 건 큰 충격이었다. 출시 당시부터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최후의 보루'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게임이었다.

MMORPG와 FPS가 빠진 자리에는 배틀로얄 장르가 들어섰다. 포트나이트,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배틀필드5' '배틀라이트' 등이 출시됐다. 국내 게임사가 발붙일 곳은 없었다. 그나마 배틀그라운드가 외롭게 전장을 지켰다.

온라인 게임 신작 출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천애명월도'와 얼리엑세스 '어센던트 원' 등이 있었으나 시장 반향은 부족했다.

국내 게임사는 다른 방면으로 활로를 개척했다. 네오위즈 블레스는 국내 서버를 종료한 뒤 스팀으로 옮겨가 제2 전성기를 맞이했다. 출시 초기 스팀 판매 순위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컴뱃암즈 리로디드', '헬게이트:런던', 블랙스쿼드도 스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게임 수명 연장을 위한 리마스터가 이어졌다. 펄어비스는 그래픽과 음향을 일신한 '검은사막: 리마스터'를 선보였다. 엔씨소프트는 서비스 20년을 맞이한 리니지를 풀HD 그래픽으로 바꾼다. 프레임을 2배 이상 향상시키며 현대적인 UI 개선과 편의기능을 대거 추가한다. 아키에이지는 클래식 서버로 반전을 노렸다.

신작보다는 구작에 집중한 침체 분위기를 한 번에 날린 건 '로스트아크'였다. 오랜 개발기간, 1000억원에 이르는 개발비 등 갖가지 염려를 일소했다. PC MMORPG가 건재함을 알렸다.

게임은 출시 첫 날 동시접속자 수 25만명, 일주일 만에 35만명을 갱신했다. 3만명에 달하는 대기인원이 발생했다. 접속을 위해서 2~3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동안 물리서버를 증설했다. 3주간 40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게임결제 한도 때문에 모바일보다 매출은 적었지만 파급력은 강했다. PC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고 PC게임 투자처를 찾는 움직임도 생겼다. PC방에는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었다. 게이밍 기어 판매도 늘었다.

새해에는 예열을 마친 '아스텔리아'를 비롯해 '드래곤하운드' '커츠펠' '프로젝트NL' '프로젝트K' 등이 PC 온라인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으로 중심이 옮겨진 시장에서 PC 온라인 게임이 계속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새해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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