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 온·오프라인 게임과 전면전을 치른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불법 행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다. 외부 게임 전문가를 수혈,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경찰청은 최근 '불법 게임 근절 외부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했다. 음지로 파고들며 단속을 피하는 불법 게임을 찾아내 처벌할 계획이다. 자문단은 불법 형태를 경찰과 공유, 단속 효율을 높이는 데 협조한다. 게임 결과물을 돈으로 바꿔주는 불법 환전, 사이버 도박에 대한 대대적 소탕 작전도 예고했다.
자문단과는 분기마다 한 차례 회의를 연다. 상시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청장은 게임 전문가와 협업, 경찰 내부 단속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문단은 7명으로 이뤄졌다. 법률 분야에선 이동희 경찰대학 법학과 교수, 황성재 게임물관리위원회법무팀 공익법무관이 참가한다.
게임관련 단체 중에서는 정래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수도권 팀장, 박상준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장, 왕상호 게임이용자보호센터 모니터링팀장, 강신성 중독예방시민연대 사무총장,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이 포함됐다.
자문단과 호흡을 맞출 경찰 내부 위원도 발탁했다. 손휘택 경찰청 생활질서계 경정, 임욱성 사이버수사기획팀 경정이 합류했다.
경찰은 대대적 단속을 시작한다. 새해 1월 초부터 6개월간 사이버 도박을 모니터링, 불법 행위를 잡아낸다. 일상생활 범죄는 크게 줄었지만 불법 게임만큼은 기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일부 지방 경찰청에 사이버 도박 전담팀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진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방식이 다양해졌다”면서 “법률에는 저촉되지 않도록 영업하는 등 수법 역시 교묘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문단과 손잡고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문단도 활동에 돌입한다. 왕상호 게임이용자보호센터 모니터링팀장은 “온라인, 웹보드 게임 분야 불법 환전 행위를 원스톱 단속하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고 있다”며 “경찰청과 적극 정보를 교류해 성과를 내겠다”고 전했다.
강신성 중독예방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불법 도박 현장을 단속, 수사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이용자, 사업자가 환전에 불편을 느끼도록 관련 제도를 변경,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은 “사후 단속도 중요하지만 불법 게임이 애초 세상에 나오지 못하도록 심의 과정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불법을 찾아내는 첨단 기술 개발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