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앞서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1월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로 확정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 80%를 차지하는 소위 '빅4' 보험사들이 모두 1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결정하면서 점유율을 뺏기지 않으려는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3.0% 인상한다. 개시일은 내년 1월 31일부터다.
삼성화재는 법인 차량 등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는 1.7%, 택시·화물차 등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는 0.8% 인상하기로 했다. 평균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은 2.7%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미 손해율이 상당한 수준이라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번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다만 다른 손보사 대비 손해율이 양호해 인상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하면서 보험료 인상을 준비했었다.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업계 자율사안이지만, 의무보험인데다가 물가인상률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위해 최소 1.8%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 분석결과가 최저임금과 정비요금 상승 등 비용 증가분을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적자를 면하기 위해선 인상률이 더 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은 갈수록 손해율이 악화해 손실이 커진 이유다. 업계가 보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0%다.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은 10~20%다. 합쳐서 100% 이하가 돼야 적정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모두 90%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10% 이상씩 적자를 보면서 장사를 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손해율 1.0%포인트(P)당 600억원 규모 손실로 이어진다고 본다. 손보업계가 6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다른 대형 손보사는 1월 평균 3.0~3.4%가량 인상하기로 결론을 냈다. 인상시기는 현대해상과 DB손보는 내달 16일, KB손보는 19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및 업무용 차량 보험료를 인상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책임개시 30~40일 전 고객에게 통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대형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서면서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으려는 업계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