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대동맥 수술팀 "팀워크·협진으로 세계 최고 수준 자부"

“대동맥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정확한 정보와 전원조치 미흡으로 치료시기를 놓친 사례가 많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해 국내 대형병원 대동맥 수술 역량은 세계수준에 이른 만큼 신속하게 병원을 찾는다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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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 박계현, 이재항 교수가 정상 크기의 3배 가까이 확장된 상행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박계현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적절한 치료시점만 보장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최고수준 대동맥 질환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대동맥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동맥이다. 대표적인 대동맥 질환은 대동맥박리와 대동맥류다. 심한 경우 대동맥 파열을 초래한다. 대동맥이 터지면 절반 가까이 몇 시간 이내에 사망해 '몸속 시한폭탄'이라고도 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두 질환 진료 건수는 2010년 1만2000여 명에서 지난해 2만4000여 명으로 7년 새 두 배 늘었다. 연령 증가에 따른 혈관 벽 노후가 근본 원인인 만큼 고령화 시대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파열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 검진으로 진단된다.

대동맥 수술은 외과 수술 중 가장 복잡하고 고난이도 기술을 요구한다. 심장이 정지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데다 동맥으로 혈액을 공급받는 여러 장기 손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 하반신마비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고, 수술 전에 예상치 않았던 돌발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경험 있는 외과 의사를 중심으로 마취과, 간호사, 체외순환사, 전문 중환자 진료팀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

박계현 교수는 우리나라 주요 병원 대동맥 수술 역량은 선진국을 넘어설 정도로 인정받는다고 강조했다. 수술만 받으면 회복 가능성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대동맥 질환 정보가 부족하고, 우리나라 병원 역량을 인지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총 여섯 명으로 구성된 팀은 네 명의 집도의(박계현·임청·김준성·이재항)가 일반·응급 대동맥 질환 수술을 맡는다. 두 명의 교수(김동중·장형우)가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을 맡아 치료와 수술 후 관리를 전담한다.

이재항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동맥 질환은 고령, 고위험군 환자가 대부분이고 수 시간 내에 치료 방침이 결정되어야 하는 긴급 상황이 많기 때문에 진료 과정 전체에 걸쳐서 숙련된 인력으로 이루어진 팀워크와 협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흉복부대동맥 치환수술을 2008년 국내 최초 실시간 시연했고, 현재까지 200례 이상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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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심장외과팀 박계현, 이재항 교수가 정상 크기보다 3배 가까이 확장된 상행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팀이 책임지는 수술·시술은 연간 200례 가량이다. 국내 전체 수술의 최대 15%를 차지한다. 일반적인 상행대동맥·복부대동맥수술은 2~3시간 안에, 대동맥궁 수술은 3~4시간 안에 마친다. 어려운 흉복부대동맥수술도 대부분 6시간이 넘지 않는다. 국내외 다른 병원 수술 소요시간과 비교해 두 세 시간 이상 차이를 보인다.

인구 고령화로 대동맥 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한다. 대부분 응급수술을 요하는 만큼 골든타임 내 수준 높은 치료가 제공돼야 한다. 전문 인력과 협진시스템, 첨단 수술 인프라 등이 요구된다. 하지만 모든 의료기관이 이들 요소를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의료기관 간 협력 시스템이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소병원에서 해결이 어려운 환자를 신속히 전원한다. 교수진에게 직접 연결되는 24시간 핫라인과 상시 대기 중인 수술 팀도 운용한다. 진료 시스템과 경험을 논문 발표와 심포지움 개최 등 활발한 학술활동으로 공유한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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