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번지수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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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역차별 해소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숙원이다.

인터넷 세계는 '다윗 대 골리앗' 싸움이다. 200개 국가에서 사업하는 기업과 내수 기업이 경쟁이 되겠는가? 경쟁이 힘든 건 인터넷기업 간 규모 차이뿐만 아니라 역차별 탓이다. 다윗이 족쇄를 차고 골리앗과 싸우는 격이다.

골리앗은 세금 안 내고, 망 대가 안 내고, 규제도 무시한다. 싸움이 될 리 없다.

역차별이 방치된 건 디지털 상품 특성 때문이다. 사람이나 물건은 붙잡아두면 되지만 디지털은 어렵다. 국경을 마음껏 넘나든다.

'통상마찰'을 우려해 내버려두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참을만 했다.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다. 역차별은 디지털 경제 '좀벌레'다. 조용히 파고들어 ICT 산업을 갉아먹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한국 시장이 넘어갈 지경이다.

이같은 배경을 이해한다면 비판은 신중해야 한다. 자중지란은 곤란하다. 역차별 해소가 인터넷 자유와 상충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은 정당하고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1인방송 규제이자 여론탄압'이라는 주장은 너무 나갔다. 유료임에도 인터넷 방송이라는 이유로 유료방송 규제를 안 받는다거나, 해외 사업자라고 세금을 안 내도 방치하는 게 더 문제다.

정치논리로 ICT 숙원을 망칠 셈인가?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역차별 해소가 국민을 불편하게 한다거나 자유를 제한한다면 수정해 마땅하다.

그렇지 않은데도 반대하면 정치 이익을 위해 산업발전을 내팽개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역차별 해소 비난은 번지수가 틀렸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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