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자국 기업을 향한 미국 내 공장건설 압박 속에 미 보잉사가 중국에 항공기 생산시설을 열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15일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에 항공기 '완공·인도'(completion and deliver) 센터를 개소했다.
이 시설은 실질적 생산보다는 미 워싱턴주 렌톤공장에서 사실상 완성된 항공기를 가져와 도색과 항공기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한 뒤 중국 항공사에 인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첫 완제품'이자 에어차이나에 인도될 보잉 737 맥스 한대가 출고됐다.
보잉의 중국사업 대표인 존 브런스는 센터 개소에 대해 "대단한 일"이라면서 최대 300명을 고용해 연 100대를 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전쟁을 염두에 둔 듯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시기'를 감안하면 특별히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WSJ은 보잉의 저우산 센터에 대해 중국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등을 둘러싸고 미중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보잉이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산업정책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보잉은 미국 내에 더 많은 공장을 지으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국내의 역풍 위험을 피하면서 중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구애를 해야 한다"면서 "보잉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응해 지난 9월 미국 항공기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보잉의 대형 여객기는 제외됐다고 전했다.
보잉이 인도하는 항공기 4대 가운데 1대가 현재 중국으로 인도되며, 보잉은 향후 20여년에 걸쳐 6대 가운데 1대를 중국이 구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보잉은 이달 초 중국에 2000대째 비행기를 인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