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재무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이 제자리다. 올해 안으로 다수 기관 연구성과중심제도(PBS) 개선 방안을 확정한다는 정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재무 포트폴리오 현황과 개선안을 제출한 출연연은 25개 대상 기관 가운데 19곳이다. 5개 기관은 현황만 제출했고 1개 기관은 두 가지 모두 제출하지 않았다.
19개 제출 기관 개선안도 초안 수준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중 절반 기관에 개선안을 다시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향후 출연연 세부 운영 방안과 관련해 과기정통부가 요구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PBS 개선 일환으로 출연연 재무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에 착수했다. 10월께 NST 산하 출연연에 최적화 방안을 수립,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출연연의 고유 연구 영역과 필요 인력, 이를 감안한 인건비 구조를 감안한 새 운영계획을 세우는 것이 골자다. 미래 연구 수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신규 인력 채용 방안 등이 담긴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이 재정립하는 역할·의무(R&R)와 함께 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기관별 출연금, PBS의 최적 비중을 찾을 계획이다. 전체 출연연은 아니더라도 올해 안으로 다수 출연연의 PBS 개선 방안을 수립, 시행하는 목표다.
과제 수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수탁 과제로 충당하는 인건비를 출연금으로 전환하는 등 정부 계획대로 PBS를 고치려면 출연연 새 포트폴리오 수립이 필수조건이다. 정부가 출연금을 통한 인건비 지급 비중을 정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출연연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 절반 이상이 명확한 포트폴리오 개선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PBS 개선작업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다. 연내 다수 출연연의 PBS 개선 방향을 잡겠다는 정부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출연연이 향후 기관 운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당초 계획 대비 출연연 포트폴리오 수립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연연과 협의를 거쳐 포트폴리오, PBS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