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이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뇌사자의 자궁이식을 통한 출산 성공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의대 연구팀은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로키탄스키 증후군' 환자인 여성이 지주막하출혈로 뇌사한 45세 여성의 자궁을 이식받아 여아 출산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4일(현지시간)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6년 9월 지주막하출혈로 뇌사한 여성의 자궁을 적출해 32세 여성에게 이식했다. 이식받은 여성에게 면역억제제 투여를 계속하면서, 이식 7개월 후 미리 준비했던 남편과의 수정란을 이식한 자궁에 착상시켰다.
이 여성은 35주 3일 만에 제왕절개로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신생아의 체중은 2.55㎏이었다.
자궁이식은 현재는 살아있는 가족에게서만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사망자의 자궁을 이식해 출산을 시도한 사례는 미국과 체코, 터키 등에서 10건 정도가 알려졌으나 모두 정상아 출산에 실패했다.
친척에게서 자궁을 받아 출산한 사례는 스웨덴 등에서 보고된 적이 있으며 일본에서도 게이오 대학 병원 연구팀이 임상연구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해 출산에 성공하기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사전에 대학과 브라질 국내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주도한 상파울루대학병원 의사 다니 이즈젠베르그는 이번 사례는 불임여성들이 더 많은 잠재적 자궁제공자를 갖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랜싯에 연구논문이 제출될 당시 생후 7개월 20일 된 신생아는 모유 수유를 계속하고 있으며 체중 7.2㎏으로 증가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