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지인들과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제격이지만 빠르고 가볍게 소비된다. 이메일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바나보트(대표 표동열)는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편지로 보내는 '밤편지' 애플리케이션(앱)을 지난 7월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짧은 기간 동안 1만5000명 회원을 모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표동열 사바나보트 대표는 “SNS도 이메일도 아닌 사적인 공간”이라면서 “애인, 가족 또는 타인에게까지 솔직한 감정을 편지로 보내는 의사소통 도구”라고 말했다.
밤편지는 아날로그 감성을 건드렸다. 편지라는 소통 방식을 사용해 수신자와 진솔한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다.
메뉴 구성은 △친구에게 보내기 △누군가에게 보내기로 나눠졌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밤편지 앱으로 편지를 쓰고 스마트폰 주소록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면 된다. 메신저로는 가볍고, 이메일은 업무적이고, 진짜 손편지를 쓰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된다. 상대방이 앱을 내려받지 않았다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편지가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친구에게 보내기는 우표 한 장이 소모된다. 우표는 구입할 수도 있고 광고를 보면 공짜로 지급한다. 우표는 6시간에 한 장씩 생성된다. 그만큼 호흡이 길다.
누군가에게 보내기는 이름모를 누군가에게 자유롭게 보낸다. 주변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털어놓을 수 있다. 편지를 쓴 당일 밤편지 앱을 이용한 사람에게 전달된다.
편지는 최소 200자 이상을 써야 한다. 작성자가 긴 편지를 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도 장문의 편지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9월부터는 편지를 읽어주는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팟캐스트에서 '밤편지 우체국'으로 검색하면 된다. '공개편지'에 편지를 작성하면 팟캐스트 방송으로 발송된다. 공개편지는 우표가 필요 없다.
수익모델은 기본적으로 우표를 판매한다. 예쁜 우표나 모으고 싶은 우표가 있으면 구매가능하다. 한 장에 220원으로 10장 묶음 2200원에 판매 중이다.
수익은 아직 미미하다. 아이디어가 좋은 콘텐츠라도 거의 두 명씩만 사용하는 방식이라 노출이 쉽지 않다. 이용자 수는 연내 2만명, 내년 상반기까지 10만명 목표다.
한국에서 자리잡으면 일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일본은 사적인 이메일과 편지가 많이 오고간다. 연간 연하장이 42억장 가량 오간다. 한국보다 오프라인 감성이 많이 남아있다.
표동열 대표는 “일상 메시지는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트위터이고 편지를 쓰려면 밤편지라는 정도로 사용자에게 포지셔닝 되면 모바일상품권을 추가하고 싶다”면서 “은사, 친지 등에게 생신 축하편지를 쓰면서 공연 티켓 등 모바일상품권 선물하기를 동봉하면 가볍지도 않고 격식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표동열 사바나보트 대표
“증강현실(AR), GPS를 이용해 특정 장소에서 타임캡슐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것입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영상 찍고 다음에 다시 왔을 때 볼 수 있습니다. 여행기 등 흔적을 남기고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능입니다.”
표동열 대표는 “자체 인력으로 내부에서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 전까지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 대표는 창업이 두 번째다. 작년 9월 시작했다가 4~5개월만에 접고 다시 시작한 것이 밤편지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단 한 사람이라도 눈물나고 감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성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