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 생산라인 조정 착수...TV 빼고 가전 스마트폰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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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인도 생산라인을 조정한다. 인도에서 생산하던 TV 물량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가전·스마트폰 등 다른 품목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도에서 높아진 관세 부담을 피하면서 생산라인을 효율화하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첸나이 생산공장에서 담당하던 TV 생산물량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인도 첸나이 공장 생산시설은 그대로 유지하고 TV 생산물량만 이전하는 방안이다. 생산시설은 가전·스마트폰 등 다른 품목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에서 생산하던 TV 물량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인도에서 판매하는 TV 물량은 다른 곳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번 생산라인 조정은 최근 인도에서 높아진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드라이브를 거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따라 2월부터 완제품과 함께 전자부품에도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TV에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오픈셀에도 5% 관세를 부여했다. 때문에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TV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투자를 확대하는 인도에서 당장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판단에 따라 TV 생산 중단 대신 다른 품목 대체 생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TV 뿐만 아니라 가전과 스마트폰에서도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당장 생산설비를 축소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생산하던 TV 물량은 베트남 호찌민 공장에서 맡을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은 삼성전자가 최근 생산거점으로 키우면서 투자를 강화하는 곳이다.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TV 공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TV 생산 공장 중 두 번째로 큰 생산능력을 갖췄다.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담당하던 TV 물량이 연간 30만대 수준인 만큼 베트남 호찌민 TV 공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 중국에도 삼성전자 TV 생산공장이 있지만 높아진 인건비가 부담이다. 중국 내수시장 경쟁 격화로 중요성도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생산물량이 중국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

삼성전자 인도 생산라인 조정 작업은 최근 베트남과 인도를 생산거점으로 키우고 중국 시장에서는 힘을 빼는 최근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과 인도를 최대 스마트폰 생산공장으로 키웠고, 이재용 부회장도 올해 두 지역을 잇따라 방문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SIEL) 매출은 2015년 8조88억원에서 지난해 10조3938억원으로 커졌고, 베트남 법인(SEVT·SEV·SEHC) 매출도 2015년 37조8111억원에서 지난해 60조5873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중국 판매법인(SCIC) 매출은 2015년 11조4613억원에서 지난해 5조1336억원으로 감소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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