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정부는 3일(현지시간) 도심의 대기 질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 20억유로(2조5200억원)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지방자치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런 방침을 밝혔다.
우선 연방정부는 2020년까지 지방자치단체에 15억유로(1조8900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앞서 연방정부가 약속한 10억유로(약 1조2600억원)에서 5억유로(6300억 원)를 증액한 것이다. 또 연방정부는 부가적으로 노후 디젤 소형트럭 하드웨어를 개량해 배기가스를 절감하는 데 4억3200만유로(5400억원)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노후 디젤 차량의 구체적 하드웨어 개량 문제와 관련 특별한 결론이 도출되지 않았다.
현재 연방정부는 자동차 제조사들을 상대로 노후 디젤 차량을 개량하거나 신차 구매비를 지원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법원이 노후 디젤 차량의 도시 진입을 금지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는 가운데 열려 주목을 받았다.
연방정부가 이런 방안을 내놓은 것은 대기 질을 개선해 노후 디젤 차량 도심 운행을 가능하게 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노후 디젤 차량의 도심 운행금지가 확산할 경우 자동차 제조사에 부담이 되고, 노후 디젤 차량을 소유한 서민·중산층 반발이 커져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독일 법원은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 마인츠, 쾰른, 겔젠키르헨 등 도시를 대상으로 노후 디젤차의 운행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공업도시 에센을 통과하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대해서도 노후 디젤차 운행금지를 결정했다. 이후 슈투트가르트와 함부르크 등 시 당국은 일부 도심 구간에서 노후 디젤 차량 운행금지를 결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4일 백악관을 방문하기로 한 것과 관련, 무역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르켈 총리는 "무역 쟁점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시장에서 많은 고용과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