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종근당, LG화학, 동아에스티가 세계 1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바이오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 유럽에 이어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진출 국가도 다변화 추세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동아에스티, LG화학, 폴루스 등이 질환별 1호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글로벌 제품 허가를 준비 중이다.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제형변화로 유럽 진출을 꾀한다. 셀트리온은 3일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만든 '램시마SC' 허가를 유럽의약품청(EMA)에 신청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허가가 기대된다. 램시마SC는 2016년부터 진행해 온 임상 1상, 임상 3상에서 기존 램시마와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자가주사가 가능한 램시마SC 장점을 내세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
종근당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도전한 지 10년 만에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를 허가 받았다. 종근당은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네스벨(CKD-11101)'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종근당은 네스벨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5000억원 규모 일본과 3조원 규모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9개국에서 네스벨 제법특허를 획득했다. 회사는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의 임상 3상중이다. 현재까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허가 사례는 없다. 종근당이 허가를 받으면 세계 1호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가 탄생한다.
CJ헬스케어, 동아에스티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일본 허가를 준비 중이다. 회사는 일본업체 삼화화학연구소(SKK)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에 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동아에스티는 앞서 2014년 SKK와 계약을 맺고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DA-3880'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지속형 적혈구조혈자극제 바이오시밀러 일본 내 승인 절차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J-40001'을 일본 YL바이오로직스에 기술수출한 CJ헬스케어도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허가를 위한 절차를 밝는다. CJ헬스케어 역시 다베포에틴-알파 바이오시밀러를 일본에서 임상 1상 중이다.
LG화학은 바이오시밀러 일본 진출에 가장 앞서 있다. 5월 일본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를 출시했다. 유셉트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성분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이다. 엔브렐의 2017년 세계 매출은 82억4100만달러(9조여원)에 달한다. 이 중 4000억원이 일본에서 발생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미국과 유럽 시장을 목표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다면 LG화학, 동아에스티, CJ헬스케어 등은 일본 진출에 주력한다. 일본을 첫 바이오시밀러 대상지로 삼은 것은 국가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키우고 있는 일본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먼저 개발한 국내 경쟁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시장 출시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 후발주자로서는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퍼스트무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항암제, 희귀질환 영역에서 세계 1호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획득하거나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미국식품의약국 판매허가를 받았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는 로슈의 맙테라(해외 판매명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다.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허가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 플락사비, 임랄디에 이어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라리스'바이오시밀러 'SB12' 개발을 추진 중이다. 솔라리스 바이오시밀러가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1호 희귀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주 무대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개발, 삼성도 뛰어든 바이오시밀러 시장이라는 자신감이 더해져 한국 제약 바이오기업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너도 나도 뛰어드는 추세”라며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 시장도 다변화한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