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는 2006년 중소기업 경쟁력과 공공조달시장 공정성 제고를 위해 도입됐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업종·제품을 공공기관이 구매할 시 중소기업자만 제한경쟁 또는 지명경쟁에 입찰, 조달 계약을 체결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대기업 진입을 완전히 막는다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는 공공조달 분야에 맞춰 기회를 준다.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공구매 시장 공정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제도 시행 이후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생존력을 기르는데 기여했다. 공공조달 실적을 바탕으로 민간에서 판로를 개척하거나 해외 진출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 조달실적은 첫해 6조3000억원 규모에서 2015년 17조원까지 성장했다. 이후 2016년 18조원, 지난해 18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참여업체 수 역시 2015년 2만1543개사, 2016년 2만3497개사, 2017년 2만4777개사로 증가했다. 전국 778개 공공기관 중소기업제품 구매실적도 매년 증가, 2015년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중소기업에 장기간 혜택이 주어짐에 따라 성장을 포기하고 보호 틀에 안주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매출 대부분을 공공조달 시장에 의존하면서 중견기업으로 성장 의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제품 성능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노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지난해 10여년 만에 제도 전면 개편이 이뤄졌다.
우선 독과점 발생 품목에 대해 졸업제를 실시하고 경쟁제품 지정·제외 기준을 강화했다. 매 3년 마다 이뤄지는 경쟁제품 정기지정 시 독과점 발생 여부를 조사, 일정 조건에 해당하면 '독과점 유의품목'으로 지정한다. 차기 경쟁 제품 지정 시 재점검해 해소가 안 될 경우에는 경쟁제품에서 졸업시킨다.
공공조달시장 진입 촉진을 위해 고용실적과 우수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수출실적을 별도 가점 항목으로 신설, 우선 심사대상이 되도록 개선했다. 창업기업 범위를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고 생산시설이 없는 창업벤처기업과 R&D전문기업도 중기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입찰 시에는 기술력과 납품실적 평가를 강화한다.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 조합을 중심으로 단체표준을 제정,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중소기업 스스로 품질개선 활동을 하도록 지원한다.
중소기업 경쟁제품 조달실적(자료:중기부)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