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760억달러(약 197조3000억원) 규모의 P2P(개인간거래) 대출 시장을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채무 불이행, 사기, 투자자 불만이 폭증하면서 중소 규모의 P2P 대출 플랫폼을 전면 폐쇄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규제당국은 대형 대출 플랫폼에는 더는 신규 대출을 늘리지 말고, 대출 규모를 계속 줄일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핀테크 회사들이 몰려있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P2P 투자 피해자들이 모여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점점 커지면서 중국 규제 당국이 시장을 대폭 축소하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시진핑 정부가 9조달러 규모의 이른바 '그림자 금융(제도권 밖 금융)' 단속에 들어가는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P2P 플랫폼의 상당수가 규모를 키우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이른바 '좀비 플랫폼'이 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P2P 대출이 한때 혁신 금융으로 주목 받았으나 험난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P2P기업 렌딩클럽은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부정 대출로 인해 2014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77%나 폭락했다.
중국에서도 P2P 플랫폼은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규제가 덜한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2012년 사실상 전무했던 P2P 대출은 지난해 1조1200억위안으로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P2P 플랫폼이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투자자는 문제 없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누렸고, 중소기업은 성장을 위한 자금을 보다 수훨하게 확보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유동성 조건이 강화되면서 문제가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P2P 대출 시장에서 2016년 무려 90만명이 피해자를 만든 76억달러 규모의 '폰지사기'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정책 당국은 그림자 금융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신용거래를 제한하면서 P2P플랫폼이 줄도산했다.
중국 상하이 소재 리서치회사인 잉찬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6200개 P2P 플랫폼 중에 80% 이상이 여러 문제로 문을 닫았거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단속을 더욱 강화해 부실 중소 대출회사를 정리, 피해자 확산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시티그룹은 현재 남아있는 1200여개 플랫폼 중에서도 약 50개 정도만 운영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국 최대 P2P 회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P2P 대출 회사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렌다이는 주가가 올해 63% 떨어졌다.
탕 센보 노무라증권 홍콩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P2P 플랫폼 중 최소 80%가 결국 폐업할 것”이라며 업계에선 대규모 시장 통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