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등 1640개 공장 VOCs 관리기준 강화...업계 과도한 기준 우려

환경부가 정유·석유화학공장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줄이기 위해 시설관리기준을 강화한다. 관련 업계는 과도한 규제라며 수출경쟁력 하락을 우려했다.

Photo Image
정유·석유화학공장 저장시설 VOCs 배출상황. 왼쪽 사진은 일반 카메라 촬영, 오른쪽은 광학 카메라 촬영.

환경부는 VOCs 발생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29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원유 정제처리업 등 전국 약 1640곳 비산배출사업장 시설관리기준과 전국 약 5733곳 페인트 제조·판매업체 페인트 VOCs 함유기준 강화다.

환경부는 울산 산단지역 정유·석유화학공장 VOCs 비산배출시설 실태조사에서 저장탱크, 냉각탑, 플레어스택에서 다량 VOCs가 배출되는 것을 확인, 시설관리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고정지붕형 저장탱크에만 적용되는 방지시설 설치 의무를 내부부상지붕형 저장탱크까지 확대 적용한다. 방지시설은 소각처리시설과 회수 후 재이용장치(VRU)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저장시설 밀폐장치, 맨홀 등에서 누출기준농도(총탄화수소 기준, 500PPM)를 초과하는 경우 시설을 보수하도록 하는 관리규정도 도입한다.

냉각탑에 연결된 열교환기 누출 관리를 신설한다. 앞으로는 열교환기 입구와 출구의 총유기탄소(TOC) 농도차를 1PPM 이하로 관리해 냉각탑에서 배출되는 VOCs 양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환경부는 플레어스택의 평시와 비정상시 관리기준도 강화한다. 평시에는 VOCs 배출저감을 위해 연소부의 발열량을 일정 기준(732㎉/S㎥) 이상으로 유지하고, '광학 가스 이미징(OGI)' 카메라 등 적외선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 비정상시 매연 관리를 위해 광학적 불투명도 기준(40%)을 새로 도입하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와 촬영기록을 의무화한다.

밸브, 플랜지 등 비산누출시설에 대한 누출기준농도(총탄화수소 기준)를 현행 1000PPM에서 500PPM으로 강화한다.

벤젠에만 적용됐던 검사용 시료채취장치의 비산배출가스 저감장치 사용 의무를 벤젠 이외의 관리대상물질까지 확대한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정유·석유화학공장 등 비산배출사업장에서 배출되는 VOCs 약 48%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유·화학업계는 과도한 규제라며 제품 생산량 70%에 육박하는 수출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환경부가 강화하는 규제에 맞추려면 공장별로 몇개~수십개에 달하는 저장탱크 등 시설에 추가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적어도 수백억원 단위 설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설비투자 비용 증가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업계는 정유·석유화학 공장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배출가스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환경부가 미세먼지 잡기에만 매몰돼 산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개정안을 바탕으로 해외 사례 등과 비교 분석해 정부에 검토의견을 제시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현행 61종의 페인트 VOCs 함유 기준을 최대 67%까지 강화하고, 관리대상 페인트도 57종을 새롭게 추가해 118종으로 확대한다. 페인트를 사용하는 도장시설은 VOCs 배출량 전체 약 37%를 차지하는 주요 VOCs 배출원이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대기오염물질이 지속 감소될 수 있도록 관리 정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물질인 만큼, 적정 관리방안에 대한 사업장의 적극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Photo Image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야경. [자료:SK이노베이션]

VOCs는 주로 굴뚝 이외의 다양한 시설에서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는 유기화합물질이다. 벤젠, 1,3-부타디엔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 등을 통해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전환된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미세먼지(PM2.5) 성분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중 유기화합물질 함량이 높은 수준으로, 다량의 VOCs 배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