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수치에 대한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담배규제 정책포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7월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타르 수치와 상반된 결과가 공개된 것이다. 해당 발표에서는 타르 수치뿐만 아닌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결과가 일부 공개돼 국내에서 계속되고 있는 유해성 논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담배 없는 미래세대를 위한 담배규제 정책포럼'을 열고 담배성분 규제·공개, 담배 광고·마케팅(판촉) 규제 등 국내 이행 필요 정책을 분석·논의 했다.
3개 세션 중 첫 번째 세션에서 발표한 나오키 쿠누기타 박사는 일본 내 신종 담배 판매 상황과 규제 현황을 분석하고 담배제품 성분 및 배출물 분석방법과 측정 지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최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나오키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실험네트워크(TobLabNet) 소속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담배분석 및 연구센터에 재직 중이다.
이날 나오키 박사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성분이 일반담배의 타르와 매우 다르다는 구체적인 분석 결과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나오키 박사가 이날 발표한 '담배성분 및 배출물 분석에 대한 최신 지견' 내용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가 일반담배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약처가 타르로 총칭한 물질이 의약품 등에 사용하는 습윤제 '글리세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한국 식약처 연구 결과와 상반된 내용임을 지적하는 질문에 나오키 박사는 “타르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하기 애매하다”며 “한국 식약처 연구결과의 타르는 여러 화학물질의 혼합물인 전통적인 타르로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것과 다르고 이를 진정한 발열성 타르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수분 함량은 75~8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외 글리세린 등이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글리세린은 의약품 등에 사용하는 습윤제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아니다.
이와 함께 나오키 박사는 식약처와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의 유해성에 차이가 없다는 근거로 수 차례 인용했던 미국 내과학회지에 실린 스위스 베른대 아우어 교수의 연구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증기에서 아세나프텐의 농도가 일반담배에 비해 3배 높다는 결과가 연기 채집 방법 등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고 나오키 박사는 새로운 연구방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GF-CX572 카트리지를 이용해 주류연을 수집했고 2단계 용리법을 사용해 GF-CX572 카트리지에서 화합물을 용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나오키 박사는 이 방식에서 GF-CX572 카트리지로 수집된 화합물은 반드시 2단계 용리법으로 용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방식으로 일반 담배와 아이코스, 글로, 플룸 테크에서 발생한 화합물 결과를 비교했을때 니코틴은 절반 수준, 아세트알데히드와 아세톤, 벤젠 등 유해물질은 대폭 줄었고 글리세롤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빵의 신전제 및 보습제와 쇼트닝의 신전제로 쓰이는 독성이 없는 프로필렌글리콜 함량이 늘었음이 확인됐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담배의 최대 93배 타르를 포함하고 있다는 식약처의 연구결과와 정반대된 연구결과인 것이다. 특히 식약처가 타르로 총칭한 물질이 의약품 등에 사용하는 습윤제 글리세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식약처는 “타르는 화학물질의 복합체로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타르 성분에 어떤 유해물질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반담배 보다 유해성이 감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식약처는 유해성 논란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괄했고 한국필립모리스는 정부 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복지부의 토론회에서 발표된 나오키 박사의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는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나오키 박사는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의 72%가 일반 담배도 이중으로 사용하고 있어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을 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위험성이 적다고 입증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복지부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각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새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타르 성분의 대부분이 유해물질인 일반담배와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유해성분이 대폭 감소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