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가 있는 아이가 얼마나 빨리, 어느정도까지 근시가 진행될지 예측하는 모델이 개발됐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원장 김용란)은 김대희 교수팀이 만 5세부터 20세까지 국내 소아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해 '소아 근시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는 처음으로 굴절이상 예측에 키나 몸무게 같은 성장곡선을 도입해 근시 억제 치료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소아는 성장하고 있어 나이별로 신체 발달 정상치가 다르다. 이를 확인하는 대표 방법이 성장곡선인데, 김 교수팀은 이 점을 굴절이상에 적용했다.
김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중 소아 굴절이상 정도를 원시에서 근시 순으로 백분위를 내 근시성장곡선을 그렸다. 나이별 굴절이상 정상치를 추정했다. 환아 나이와 굴절이상 정도를 알면 나이별로 근시가 진행되는 정도와 성인 돼 근시 진행이 멈춘 시기도 예측 가능하다.
굴절이상 심해 백분위수가 높은(근시가 심한) 그룹에 속한 아이는 성장하면서 급격하게 근시가 진행됐다. 백분위수가 낮은 그룹에 속한 아이는 진행 속도가 비교적 더딜 것으로 추정했다.
만 5세 시력이 좋은 상위 10% 그룹과 시력이 나쁜 하위 90% 그룹을 비교했을 때 만 20세가 되면 상위 10%가 하위 90%에 비해 근시 심한 정도가 6배 이상 나타났다. 근시 진행 속도도 매년 약 7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근시는 안구의 형태학적 변화이기 때문에 단순히 안경으로 교정 가능한 굴절이상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백내장, 녹내장, 망막질환, 사시, 시신경 질환의 원인이 된다”면서 “이 연구로 근시 치료가 필요한 환아를 선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국제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저널인 미국 '소아안과 및 사시학 저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