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을 앞둔 인아그룹은 해외 유수의 자동화 장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부가가치가 큰 핵심장비를 국산화했습니다. 파트너사와 돈독한 신뢰를 구축했기에 가능한 성과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로봇기술 투자를 확대해 공장자동화산업 중흥기를 이끄는 아시아 대표 기업이 될 것입니다.”
신계철 인아그룹 회장이 '2018 기계의 날' 기념식에서 50년간 공장자동화 산업을 이끌며 국내 기계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기계인'상을 수상했다. 신계철 회장을 만나 국내 1세대 기계인으로 개척해온 공장자동화 반세기 역사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전략을 들었다.
▲창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경험을 했나.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컨베이어 회사에서 공장자동화 설계를 시작했다. 반도기계에 스카우트된 후 설계엔지니어로 출발해 영업부장까지 했다. 1974년 다이후쿠 일본 본사에서 컨베이어 교육을 받고 현대자동차 포니 12만대 라인 11억원 규모 컨베이어 사업을 수행했다. 삼성전자·금성사(현 LG전자) 냉장고, 컬러TV 라인 등 컨베이어 자동화라인을 구축했다. 국내 제조공장 컨베이어는 거의 전담했다.
반도기계 컨베이어 사업부에서 설계·생산·영업과 함께 구매조달 분야에도 눈을 떴다. 국내에 자동화부품 수입업체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1979년 인아기계상사를 설립했다.
▲유통 사업이라는 한계는 어떻게 극복했나.
-공급처와 신뢰가 쌓이다보니 일본 주요 자동화부품업체가 총판을 제안했다. 오리엔탈모터, 사카이 변속기, 마키신코 감속기, 니세이 기어드 모터 등을 거래했다. 공장자동화 기술과 공급처를 확보했지만 국내에 시장자체가 없었다. 전국 공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도면을 보여주고 컨베이어 장점을 설명해줬다. 그 결과 컨베이어, 부품, 체인 등 누구나 쓸 수 있는 자동화설비를 제공했다.
일본 오리엔탈모터와 1990년 인아오리엔탈모터로 합작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인아그룹 지분이 59% 오리엔탈모터가 41%다. 세계 16개국에 퍼진 오리엔탈모터 현지법인 중 한국만 합작법인이다. 일본에서 전례가 없는 일로 인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했다.
▲합작법인을 넘어 세계 최고기술을 국산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1992년 '알루미늄 프로파일' 국산화에 성공했다. 1986년 유럽 전시장에서 독일 아이템(ITEM)사의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독점 수입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녹도 생기지 않고 쉽게 조립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연구·개발 끝에 1992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입제품 20%에 불과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1990년대 국내 다양한 생산라인에 공급했다. 일본에 없던 방식으로 수입만하다가 역으로 일본시장에 수출했다.
2004년 삼성 탕정 LCD 물류라인을 수주했고 2013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과 '반도체 패널레벨패키지(PLP)용 레이저 장비'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미국 에어로텍의 모션 컨트롤러 레이저 가공 제어기와 모션장치를 국내 실정에 맞게 설계·제작·공급했다. 작년 6월 에어로텍과 합작한 애니모션텍이 아시아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인아그룹 100년 존속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인아그룹은 자동화 설비를 수입해 공급하고 시장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수요를 창출했다. 제조장비 중 부가가치가 큰 핵심 유닛을 만들고 파트너사와 신뢰구축에 최선을 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공장자동화 산업이 중흥기를 이끌 것이다. 현재 인아엠씨티는 변화된 고객요구에 최적화된 모션제어기술과 AI·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인아텍 자율주행로봇은 레이저 센서로 360도 커버해 후진이 불가능한 경쟁사보다 뛰어난 품질을 보장한다. 로봇 공급과 함께 소프트웨어도 설치하고 공장 내 통신과도 연결한다. 국내 공장 로봇 수요가 충분해지면 본격적으로 국산화에 들어갈 것이다.
인아그룹의 '인'은 제 고향 용인, '아'는 아시아·으뜸을 뜻한다. 합작법인인 인아오리엔탈모터, 애니모션텍 2개사와 인아텍, 인아코포, 인아엠씨티까지 총 5개 계열사가 시너지를 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장자동화 전문기업이 될 것이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