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문화다]<상> 핀란드 가족은 어떻게 게임으로 소통할까?

핀란드 정부는 매년 여름 '어셈블리 페스티벌(assembly festival)'을 개최한다. 이 축제는 다 같이 모여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부모 게임대회'다. 부모가 자녀 코치를 받아 게임대회에 출전한다. 게임은 해롭다고 여기는 우리와 달리 핀란드에서는 게임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인식하고 즐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삼포 테르호 핀란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어셈블리가 이제는 게임을 하고 게임을 만들고 디지털 문화를 주말 내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2017년 인터넷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한국인 90.3%가 인터넷을 이용한다.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 역시 70대를 제외하고 80% 이상을 웃돈다.

스마트폰 보급은 계속 증가해 스마트폰 보유율(89.5%)과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88.5%)도 높아졌다. 사람들은 모바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메신저 및 SNS), 정보 검색, 그리고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변하는 트렌드에서 게임은 문화인 동시에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국민 주요 여가활동은 TV시청(1위), 인터넷 검색(2위), 게임(3위)으로 조사됐다.

'2017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만 10세~65세 중 게임 이용자 비율이 70.3%로 나타났다. 게임은 이미 디지털시대 여가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더 나아가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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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가족 e스포츠 페스티벌이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롤게임을 즐기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청소년 세대에게는 게임은 친숙한 여가활동이자 동시에 친구들과 의사소통 중심이다. 2017년 게임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대 88%가 게임을 이용한다. (게임을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지인이나 친구와 게임을 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은 2018년 한국게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제 게임을 한다, 안 한다가 아니라, 어떤 게임을 하느냐 차이만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취미에서 일상으로, 우리 삶 속에 게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문화로 인식되던 게임이 웹툰, 애니메이션, 테마 카페,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문화로 확산 중이다. 게임 스토리를 각색해 뮤지컬로 만들거나,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게임 OST를 연주하는 등 기존의 전통 예술 분야와 결합해 예술 문화 콘텐츠로 확장을 꾀한다.

게임이 일상생활 일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가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

게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핀란드를 보면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핀란드는 어셈블리 페스티벌 등을 통해 게임을 문화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산업을 적극 지원했다. 핀란드는 2010년 이후 '앵그리버드' '클랜시오브클랜' 등 인기 게임을 개발하며 게임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건전 게임문화 가족캠프'나 '가족 e스포츠 페스티벌' 등 게임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 소통하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게임강국 코리아, e스포츠 종주국 코리아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게임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게임을 일상 문화로 받아들이는 국민적 인식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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