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후공정 장비업체 비트앤와트가 슈퍼캐퍼시터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으로 사업영역을 넓힌다.
이철원 비트앤와트 대표는 20일 “올해 사명을 바꾸고 슈퍼캐퍼시터와 스마트팩토리 분야 신사업을 시작하며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배터리 장비 개발·운영 경험을 살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3년 설립된 비트앤와트는 철강관 업체인 코센 자회사로 이차전지 활성화(formation) 공정에 쓰이는 충·방전 장비와 시험장비 사업을 펼치고 있다. 활성화 공정은 충·방전을 통해 배터리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불량 셀을 걸러내는 역할도 수행한다. 노하우가 쌓일수록 검사 공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지 성능 안정화와 품질은 물론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정이다.
비트앤와트는 △전지를 충·방전시켜 활성화하는 충·방전기 △전압 등을 측정하는 테스팅 장비 △불량 제품을 선별하는 셀렉팅 장비 △용량과 전압별로 전지 등급을 분류하는 그레이딩 장비를 자동 로봇 물류 시스템, 통합 IT소프트웨어와 연계해 턴키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2015년 이차전지 설비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에 진출한 이후 대형 배터리 제조사 중 하나인 리센과 수주계약에 성공하며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누적 1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미국 슈퍼캐퍼시터 업체인 인마테크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슈퍼캐퍼시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슈퍼캐퍼시터는 에너지저장장치 일종으로 짧은 시간 내에 높은 출력을 내는 특성으로 납축전지와 결합해 자동차 '스톱앤드스타트' 기능을 구현하거나 궤도차량 에너지 공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고성능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기존 슈퍼캐퍼시터보다 가격을 45% 낮춘 슈퍼캐퍼시터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활성화 장비를 생산하며 축적한 빅데이터 운용 노하우와 자동화 라인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이티에이치에서 비트앤와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IT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와 전력의 기본 단위인 와트(watt)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비트앤와트는 지난해 42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중국 전기차 보조금 규모 축소 영향으로 매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거쳐 현지 시장이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되면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중국 내 상위 업체를 공략하는데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확대에 대응해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와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2020년 이후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