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도금 방식 섀도마스크를 연구개발해온 웨이브일렉트로닉스가 중국 주요 패널 제조사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전주도금 방식 도입에 지지부진했으나 중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살피게 됐다. 향후 실제 양산 도입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웨이브일렉트로닉스(대표 박천석)는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전주도금 방식 UHD급 섀도마스크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섀도마스크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 필요한 소모성 핵심 부품이다. 섀도마스크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유기물을 기화하면 유기물이 섀도마스크 구멍을 통과해 기판에 달라붙는다. 해상도가 높으면 픽셀수가 늘어나므로 구멍이 더 미세하고 정교해야 한다. 섀도마스크 1장에는 약 2000만개 구멍이 있다.
기존 상용화된 섀도마스크 기술은 식각(에칭) 방식이다. 압연 인바 소재 섀도마스크에 식각액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구멍을 다수 형성한다.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이 분야 특허와 소재 공급을 독점하고 세계 중소형 OLED 물량 대부분을 공급한다. 기술 한계로 UHD 해상도를 구현하는데 식각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받는다.
웨이브일렉트로닉스는 지난 8년여간 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주도금 방식 섀도마스크를 개발했다. 전주도금 방식을 이용하면 기존 에칭 방식보다 섀도마스크를 얇게 제작할 수 있어 UHD(3840×2160)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은 QHD+(3120×1440) 해상도가 최대다.
웨이브일렉은 이번 계약에 따라 해당 고객사에 최적화된 전주도금 방식 섀도마스크를 개발하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 전주도금 방식 섀도마스크 기술을 알려왔다. 섀도마스크 양산성과 안정성을 검증받으면 실제 양산에 적용될 가능성이 생긴다.
웨이브일렉은 이번에 계약한 중국 패널사 외에 다른 중국 기업과도 섀도마스크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OLED 증착 공정에 시제품을 투입해 증착 공정을 돌려보면서 결과물 성능을 평가받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스마트폰 제조사는 한국 경쟁사를 빠르게 뒤쫓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서 세계 최초 제품과 기술을 먼저 선보이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핵심 공급사인 일본 DNP가 UHD 해상도 섀도마스크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다른 기술과 공급사를 확보해 UHD 해상도 패널을 상용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웨이브일렉 관계자는 “새로운 섀도마스크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로 전주도금 방식 UHD급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의 다른 디스플레이 제조사와도 섀도마스크를 테스트 중이어서 또 다른 양산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